산간고원 진안의 최고 전망대

정상 동쪽 안부에서 바라본 남쪽 조망. 봉긋한 마이산 뒤로 덕태산(1113m)과 선각산(1142m)이 중첩되고, 오른쪽으로는 내동산(888m)이 근육질 산세를 드러내고 있다
정상 동쪽 안부에서 바라본 남쪽 조망. 봉긋한 마이산 뒤로 덕태산(1113m)과 선각산(1142m)이 중첩되고, 오른쪽으로는 내동산(888m)이 근육질 산세를 드러내고 있다

흔히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이라고 하듯 진안은 전북 내륙 산악지대의 상징이다. 평지가 해발 300m 정도 되는 고원으로, 수많은 고산들이 솟아 있고 마이산(686m)의 기이한 경관은 특히 유명하다. 1000m 이상의 고봉이 흔하며 천하절경의 마이산도 있지만 진안의 진산(鎭山)은 읍내 뒤편에 솟은 부귀산(富貴山, 806m)이다. 부귀산은 사지앙천(蛇之仰天), 즉 뱀이 하늘을 우러러보는 형상인 명당이 있어 부귀를 이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남쪽에서 보면 암벽이 돌출한 정상부가 고개를 쳐든 뱀머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진안 읍내 지척에 솟아 있어 읍내와 마이산 주변 어디서든 잘 보인다.

해발 530m 지점에 있는 팔각정 전망대를 지나며. 왼쪽 뒤 돌출한 암봉이 정상이다 

팔각정에서 바라본 마이산. 정말 쫑긋한 말귀를 닮았다. 왼쪽이 숫마이봉(678m), 오른쪽이 정상인 암마이봉(687m)이다 

평탄한 주능선 상에 있는 정상은 전혀 돌출되지 않은데다 숲까지 울창해 조망이 아예 트이지 않는다. 표지판이 아니면 정상이라고 알아보기도 어렵다. 한 지방의 진산인데 그럴듯한 정상석마저 없는 것은 아쉽다   

진안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해 진안공고를 거쳐 정상 턱밑까지 오르는 임도가 나 있다. 진안공고에서 4km 오르면 해발 530m 지점의 팔각정이 나온다. 여기에 서면 마이산 전역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성수산(1059m), 덕태산(1113m), 선각산(1142m) 같은 진안의 고산들도 훤히 보인다. 사진가들 사이에서 부귀산은 최고의 마이산 전망대로 알려져 있다.
팔각정에서 2km 오르면 정상 바로 아래 공터에 도착한다. 해발 780m 지점으로 주능선의 등산로를 따라 250m만 가면 정상이다. 하지만 정상은 숲에 에워싸여 조망이 완전히 막힌 채 명당 속설 때문인지 무덤까지 몇 기 흩어져 있다. 한 지역의 ‘진산’ 치고는 아쉬운 정상 풍경이다. 수풀이 없다면 사방 조망이 탁월할 것이다.
앞서 지나온 팔각정에서 왼쪽 갈림길은 장뇌삼 재배 사유지로 이어지므로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 하산해야 한다. 편도 8.4km, 고도차 510m, 산악구간 평균경사도는 8.5%.
글/사진 김병훈 발행인

 

부귀산 남쪽 정곡리에서 올려다본 정상. 뱀이 머리를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는 모습이라는 것이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진안 부귀산(806m) 16km 

저작권자 © 자전거생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