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안전이 판가름 나는 곳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에서도 운전 실력을 최고속도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어불성설이다. 자전거는 직선 내리막에서 핸들바만 꼭 쥐고 있으면 시속 70㎞를 쉽게 넘길 수 있다. 자동차는 출력 좋은 엔진과 긴 직선도로만 있으면 역시 핸들만 바로 쥐고 있으면 시속 200㎞를 넘기는 것이 어렵지 않다. 진짜 운전 실력은 구불거리는 커브길에서 발휘된다. 구불거리는 길을 안전하게 그리고 최대한 빨리 돌파하는 데는 상당한 요령과 경험이 필요하다. 코너를 돌아나갈 코스의 선정, 자세, 시야, 컨트롤 능력에 따라 통과 속도는 크게 달라진다.
* 자세는 업-다운-업(up-down-up)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는 자세를 세운 평소의 상태를 유지한다(up). 코너에 진입하면서 자세를 낮추고 안정감을 높인다(down). 코너 중심을 벗어나면서 다시 자세를 세워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up). 코너링 중간에는 원심력 때문에 바깥으로 밀려나는 힘이 작용하므로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감을 높여주는 것이다. 무게중심이 높을수록 더 큰 원심력이 걸리고 그만큼 넘어지기 쉬워진다.
* 몸과 다리를 활용한다
코너링 도중 자전거의 전방에서 보았을 때 몸은 자전거 본체와 일직선을 이루는 것이 기본이다(lean with, 자전거와 같이 기울인다는 뜻). 자전거보다 몸이 코너의 안쪽으로 기우는 린 인(lean in)이나 몸은 세우고 자전거만 기울이는 린 아웃(lean out)은 산악 라이딩에 필요한 전문 기술로, 익숙하지 않으면 넘어지기 쉽다. 코너링 도중에 코너 방향으로 무릎을 벌려주면 무게중심이 이동해 거동이 한결 자연스러워진다. 좌우 코너가 연이어지는 곳에서는 무게중심도 재빨리 바꿔야 해서 코너링 방향에 따라 좌우 무릎을 번갈아가며 벌려주면 유연하게 커브를 돌 수 있다.
* 시선은 코너 전방으로
코너를 돌 때 시선은 바로 앞이 아니라 돌아나갈 코너의 안쪽을 바라본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세가 더 안정되고, 맞은 편 상황을 더 빨리 볼 수 있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좋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상당수의 코너는 반대편이 잘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코너(blind corner)를 이룬다. 따라서 코너 저편에 어떤 상황이 펼쳐져 있는지, 어떤 차가 중앙선을 넘어오는지 알 수 없으므로 전방에서 시선을 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