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크랭크가 한바퀴 돌면 뒷바퀴가 많이 도는 고속기어(고단, 높은 기어비). 아래는 저속기어(저단, 낮은 기어비)
위는 크랭크가 한바퀴 돌면 뒷바퀴가 많이 도는 고속기어(고단, 높은 기어비). 아래는 저속기어(저단, 낮은 기어비)

변속기(變速器)는 속도를 바꿔주는 기계라는 뜻이지만 정확하게는 속도와 함께 구동력을 조절하는 장치다. 작은 힘을 증폭시켜 큰 힘을 내게 하거나, 반대로 힘을 줄여서 전달하기도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자동차 변속기를 생각해 보자. 자동차의 원동력은 엔진에서 생산된다. 엔진의 동력은 바로 바퀴와 연결되지 않는데, 변속기(트랜스미션, transmission)는 엔진과 바퀴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엔진 회전수는 그대로 두고 변속기 조작만으로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질 수 있다. 오르막이나 평지 등 노면 상황에 따라 엔진 회전수와 속도 사이에 최적의 비율을 찾아내는 것도 변속기의 역할이다.

자전거 역시 마찬가지다.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인다. 20~30년 전 생활자전거는 변속기가 없는 고정 기어였다. 이런 자전거는 오르막에서는 너무 힘들고 평지에서는 빠른 속도로 달리기가 어렵다. 변속기는 더 험한 오르막을 올라갈 수 있게 해주고, 평지에서는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변속기 덕분에 자전거로 낼 수 있는 속도 영역이 한층 넓어졌다.

자전거의 변속 역시 자동차처럼 다양한 크기의 기어 조합으로 이뤄지며, 실질적인 변속은 앞뒤 기어를 이어주는 체인을 옮기며 이뤄진다.

변속은 크기가 다른 기어 위로 체인을 옮기면서 이뤄진다

 

* 속도의 증감

속도를 올리려면 페달이 달려 있는 크랭크의 기어(체인링)를 크게 두고, 뒤쪽의 카세트 스프라켓(기어가 여러 개 모여 있는 세트)은 작은 것과 조합시켜야 한다. 이렇게 하면 크랭크가 한번 돌 때 뒷바퀴는 여러 번 돌아서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뒤쪽 기어가 커질수록 속도는 느려진다. 반대로 앞쪽 기어는 작아질수록 속도가 느려진다.

 

* 구동력의 증감

변속 조작으로 바퀴를 굴리는 힘, 즉 구동력도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오르막을 오르기 위해서는 큰 구동력이 필요하다. 오르막의 경사도가 심해질수록 필요한 구동력도 커진다. 이럴 때는 앞 체인링은 작게, 뒤 스프라켓은 큰 쪽으로 옮기면 구동력이 커진다. 구동력이 커지면 대신 속도는 줄어든다. 자동차의 저단기어(1단 또는 L)와 같다. 반면 체인링은 크고 스프라켓은 작은 고속 기어 조합일수록 속도는 빠르지만 구동력은 낮아진다(자동차의 5~6단에 해당).

 

* 기어비

기어비는 앞뒤 바퀴의 회전비율을 나타낸다. 공식으로는 스프라켓 기어 이빨 수 / 체인링 기어 이빨 수이다. 체인링이 44T(T는 기어 이빨수 Teeth를 뜻함)이고, 스프라켓이 11T이면 기어비는 0.25가 된다(11/44). 이 수치는 체인링(크랭크)0.25 바퀴 돌 때 스프라켓(뒷바퀴)은 한 바퀴를 돈다는 뜻으로 상당한 고속 기어비다(고단). 반대로 체인링이 24, 스프라켓은 36이라면 기어비는 1.5(36/24)가 된다. 크랭크가 1.5바퀴 돌 때 뒷바퀴는 한 바퀴가 돌아간다는 뜻으로 큰 구동력이 걸리는 저속 기어비다(저단).

 

기어비 표시

* 자전거 기어비는 체인링과 스프라켓의 조합으로 이뤄져, 1×3(앞은 가장 작은 기어, 뒤는 3번째로 큰 기어) 2×5단 하는 식으로 표기한다. 제원표에서 3×9단으로 표기된 것은, 앞 체인링은 3, 스프라켓은 9개라는 뜻으로 총 27단의 조합이 가능하다. 체인링은 44-32-22T로 표기하는데, 이는 각 단의 기어 이빨수를 나타낸다. 스프라켓은 11단까지 있을 정도로 숫자가 많아 가장 작은 것부터 가장 큰 기어의 이빨수를 12~26T로 표기한다.

한편 기어비를 두고 낮다(), 높다()’는 표현을 하는데, 이를 헛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낮고 높다는 자전거가 진행하는 속도가 기준이다. 속도가 빠른 기어는 높은고단이고, 느린 기어는 낮은저단이 된다. 간혹 변속기에 영문으로 표기된 H(high)L(low)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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