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자전거용품의 최전선 ⑨

연속기획/자전거용품의 최전선 ⑨
자전거 자물쇠

자물쇠는 자전거를 도난으로부터 지켜주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다. 물론 자물쇠를 사용한다고 100%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도둑의 기세를 초반에  꺾어주는 유일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자물쇠부터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최신형 자물쇠까지 브랜드별로 다양한 아이템을 모아봤다   

여담이지만 기자가 중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의 일이다. 다른 학교에 비해 소규모(?)에 속한 캠퍼스지만 총면적이 52만㎡(약 15만7000평)에 달했다. 기숙사를 기준으로 강의실까지 기본 10분은 걸어야 했고 강의실이 바뀌는 수업이 있다면 도착하자마자 바로 수업이 시작되는 게 일상이었다. 걷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구매했고 워낙 도난이 잦아 자물쇠도 같이 구비했다. 

결과는 비참했다. 고작 50분 만에 새 자전거는 사라졌다. 그 후 자물쇠를 탓하며 다시 자전거를 사서 더 비싼 자물쇠로 걸어두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된다. 새벽에 5톤 트럭 한 대와 공업용 절단기를 든 몇 명이 일사불란하게 자전거 자물쇠를 자르고 자전거를 트럭에 싣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알고 보니 교내에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하는 작업으로 아무리 좋은 자물쇠를 사용하더도 절단기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단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리고 안 걸리고의 차이일 뿐 결국 같은 운명을 맞았다.

그렇다고 자물쇠가 쓸모없는 용품은 절대 아니다. 실내 보관이 어려운 환경에서 유일하게 자전거의 안전을 책임지는 아이템으로 최근 제품들은 다양한 성능으로 무장해 도난 가능성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코 자물쇠의 성능만을 맹신해서는 안된다. 자전거를 함부로 방치할 경우 분명 자전거가 있던 자리에 슬픈 후회만이 남게 됨을 잊지 말자.

 

자물쇠 사용법
자물쇠는 제품의 길이와 형태에 따라 사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옆 사진에서 강조하는 포인트는  자전거를 고정할 수 있는 기둥에 프레임과 휠을 함께 묶는 방법이다. 범죄자가 처음 타켓을 보고 판단했을 때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되면 자연스럽게 도난확률도 줄어든다. 반대로 부착된 액세서리가 표적이 되기도 한다. 쉽게 분리되는 액세서리는 최대한 휴대하는 게 좋다.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물쇠 사용법 (출처:인터넷)
주인은 다행히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지만 앉아 가지는 못하게 되었다

 

자전거를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주인의 시야 안에 항상 두는 것이다. 라이딩 중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식당을 갈 때도 최대한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가고, 숙박을 해야 하는 경우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안에 가져 들어가거나 실내 창고에 보관하는 게 현명하다.
도심 위주의 라이더라면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전용 캐비닛 사용도 좋은 방법이다. 또는 튼튼한 자물쇠나 최신기술이 들어간 자물쇠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물쇠를 사용할 때는 자전거의 탑튜브, 다운튜브, 시트튜브 부위에 앞뒤 휠을 함께 묶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
잘못된 자물쇠 사용법에 대해 살펴보고 브랜드별로 최신 자물쇠도 소개한다.

이런 사람이 있나 싶지만 실제로 존재한다. 자전거는 내주고 자물쇠만 지키는 꼴이다. 어린이라도 1초 만에 자물쇠를 빼고 자전거를 가져갈 수 있다
보기에는 완벽하다. 하지만 자전거를 들고 가버리면 막을 방법이 없다
자전거는 자물쇠로 잘 고정되어 있지만, 자전거를 들어 쉽게 빼낼 수 있다
자전거 일부분만 고정할 경우 고정된 부위만 남기고 모두 분실될 수 있다

 

메리다
자물쇠 (3자리) 2004
메리다 자물쇠 (3자리) 2004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케이블형 자물쇠다. 철근 여러 가닥을 꼬아서 만든 제품으로 얇고 휴대성이 좋아 저지나 안장가방에 수납할 수 있다. 8㎜ 두께로 최대 길이는 90㎝다.
초기 비밀번호는 000으로 설정되어 있다. 변경을 원하는 경우 자물쇠를 푼 상태에서 오른쪽 락 배럴을 위쪽으로 올리고 원하는 비밀번호로 설정한 뒤 락 배럴을 원위치시키면 간단히 변경이 끝난다. 가격 1만1000원.

락 배럴을 위로 올리면 쉽게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있다. 메리다 자물쇠 (4자리) 1984 제품의 경우 4자리 비밀번호를 사용해 보안성을 높였다. 최대길이는 180㎝

 

블루
미니번호키 1401 BK
블루 미니번호키 제품은 얇은 케이블을 사용해 휴대성을 최대한 살린 제품이다. 3자리 비밀번호 설정을 통해 장치를 잠그거나 풀 수 있다. 마치 스프링 같은 모양으로 와이어가 말려있어 부피가 작고 신축성이 높아 당기면 자전거 전체를 커버할 정도로 길게 늘어난다. 절단에 취약한 부위는 별도의 가공처리가 되어 있어 안전성을 한층 높였다. 비밀번호 변경은 숫자 다이얼 위에 위치한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원하는 숫자로 변경 후, 누르고 있던 버튼을 떼면 된다. 가격 1만원.

비밀번호가 맞으면 제품의 고리가 열리는 형식으로 간편하다. ‌신축성이 높아 길게 늘어난다

 

오또락
OTTOLOCK 
오또락은 기존 철근을 꼬아 만든 제품이 아닌 스틸 밴드 형태의 자물쇠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가장 큰 장점은 휴대성과 뛰어난 보안성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코빌 전시회에 참가한 수입사가 절단기와 니퍼 같은 공구를 제공해 관람객이 직접 제품을 잘라보게 했다. 일반 공구로는 제품을 절단할 수 없어 타제품 대비 뛰어난 보안성으로 관람객을 놀라게 했다.
사용법은 케이블타이와 같은 방식으로 은색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밴드를 헤드 사이로 통과시키고 누르고 있던 은색 버튼을 떼면 잠기게 된다. 3개의 회전식 다이얼로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는데, 왼쪽 틈새에 있는 버튼을 눌러준 후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우측에 있는 은색 버튼을 끝까지 눌러주면 쉽게 변경된다. 제품은 검정, 그린, 오렌지 3가지 색상으로 길이는 46㎝, 76㎝, 150㎝ 제품이 있다. 가격은 길이에 따라 각각 7만3000원. 7만8000원. 8만8000원.

타사 대비 높은 안전성은 케블라 강화섬유와 다중구조 스테인리스 스틸 밴드, 플라스틱 밴드 코팅 3중 구조로 이뤄진 결과다
휴대성이 뛰어나 무게에 민감한 로드바이크와 잘 어울린다. 단체 라이딩을 하다가 식당 이용 시 여러 대의 자전거를 한꺼번에 묶어 도난방지에 활용할 수 있다
코빌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가디언
얼티메이트
가디언 얼티메이트는 대표적인 관절형 자물쇠다. 아담한 사이즈와 귀여운 외형이 특징인 제품으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제품과는 다르게 열쇠를 이용해 제품을 잠그거나 풀 수 있다. 관절형 자물쇠답게 일반 절단기로는 잘 잘리지 않고 ABS 플라스틱 커버가 적용되어 자전거 프레임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보호해준다. 제품 길이는 총 65㎝로 충분하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홀더를 자전거에 설치해 놓으면 쉽게 보관할 수 있다. 열쇠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중앙에 위치한 고정핀이 돌출되면서 하단부에 고정되어 있던 제품이 풀어진다. 잠글 때는 스틸 락과 고정핀을 맞춰 핀을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홀더에도 스틸 락이 있어 주행 중 진동에도 떨어지지 않아 안전하다. 가격 3만9000원.

열쇠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중앙 핀이 돌출되면서 아래부터 제품을 풀 수 있다. 마지막 사진은 제품을 펼쳐 놓은 상태
길이가 69㎝인 큐브락. 형태와 제품의 길이에서 차이가 난다. 가격 4만2000원
브라켓에 고정하면 안정적으로 수납된다

 

아부스
울트라 미니 410w/ 코브라 120
아부스 울트라 미니 410w 제품은 모터사이클에 주로 사용되는 U자형 자물쇠다. 일반 절단기로는 쉽게 끊을 수 없는 장점이 있지만, 제품이 무거워 휴대성이 떨어지고 사용할 수 있는 부위가 제한적이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코브라 120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긴 와이어 형태로 울트라 미니 410w와 연결해 사용하면 보다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홀더를 자전거에 설치해 놓으면 자물쇠를 고정해 둘 수도 있다. 본체만 구매 시 4만5000원, 코브라 포함 5만5000원.

코브라 120을 추가로 장착한 제품 사진
사진과 같이 홀더를 설치하면 휴대가 편리하지만 튜빙이 얇은 자전거에만 설치할 수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아부스
콤비 플렉스 2502/85
아부스 콤비 플렉스 2502/85은 휴대성을 최대한 살린 제품으로 장시간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잠금 기능이 필요할 때 적합하다. 한손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에 무게는 70g으로 매우 가볍다. 케이블 두께는 2㎜로 얇지만 85㎝의 길이로 크기 대비 많은 제품을 묶을 수 있다.
컴팩트한 크기만큼 사용법 역시 간단하다. 왼쪽에 위치한 빨간 버튼을 누르고 케이블을 당기면 쉽게 빠지고 반대쪽에 넣어 고정하면 된다. 반대로 검은색 버튼을 누르면 케이블이 빠지고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케이블이 자동으로 롤업된다. 3자리 비밀번호를 조합하는 형식으로 케이블이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케이블 캡을 다이얼 부분으로 살짝 밀고 비밀번호를 설정해주면 된다. 가격 3만3000원.

케이블 캡을 옆으로 살짝 민 상태에서 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

 


아부스
보르도 콤보 라이트 6150
아부스 보르도 콤보 라이트 6150 제품은 관절형 자물쇠로 표면이 강화플라스틱으로 되어있다. 일반 절단기로는 잘 잘리지 않는 특징이 있고 접으면 부피가 작아진다. 기본 제공되는 홀더를 자전거에 설치해 놓으면 쉽게 보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홀더는 밸크로나 나사를 이용해 프레임에 고정할 수 있고 실리콘으로 제작되어 주행 중 떨림에도 소음이 없다.
4자리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 먼저 왼쪽에 위치한 버튼을 끝까지 누른 후 오른쪽 틈에 있는 버튼을 우측으로 옮긴다.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버튼을 왼쪽으로 돌려놓으면 비밀번호 변경이 끝난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레드 3가지이며 가격은 12만원.

홀더에 깔끔하게 들어간다

 

미토
알람자물쇠 ML-3
미토 알람자물쇠 ML-3는 체인형 자물쇠로 튼튼한 장점이 있는 반면 무거워서 휴대가 불편한 단점도 있다. ML-3의 특징은 블루투스를 이용해 핸드폰과 연동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고, 도난 감지 시 발생하는 최대 110dB의 경보음이다. 기자가 테스트를 위해 작동해본 결과 “이 정도 알람에도 주인의 무관심으로 자전거를 잃어버리면 할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큰 경보음이 울렸다.
제품은 스마트폰 앱 ‘SLBLOCK’을 통해 본체와 연동되며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연동된 상태에서 사용자가 자물쇠와 멀어지면 자동으로 알람모드가 켜지고, 가까워지면 알람모드가 해제되는 스마트 오토기능을 제공한다. 모든 설정이 앱에서 가능해 체인 탈거 버튼과 락 모드 변경 버튼만 존재해 디자인이 깔끔하다. 자물쇠는 IP44 방수등급을 지원하며 AAA 건전지 3개로 작동한다. 배터리 수명은 약 10개월로 앱에서 남은 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 길이는 80㎝로 자전거뿐 아니라 모터사이클, 일상 용도까지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가격 4만7100원.

방수기능을 위해 배터리 커버에 고무패킹 처리가 되어있다. ‌숫자번호 조합으로 작동하는 미토 알람자물쇠 ML-1. 똑같은 알람성능을 갖췄다. 가격 2만9600원

 

지기
JEEGY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제품은 지기다. 물리적인 자물쇠 역할을 하지 않지만, 경보음을 내고 위급상황을 스마트폰에 알려주는 특별한 제품이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전용 스마트폰 앱 ‘지기 바이크 2.0’을 통해 본체와 연동 후 자전거에 설치해 놓으면 된다. 누군가 자전거에 충격을 주면 지기가 진동을 감지해 70dB의 경보음이 발생하는 동시에 핸드폰으로 알람이 즉시 전송된다.
본체는 작고 가벼운 무게로 휴대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고 생활방수를 지원해 비를 맞아도 안전하다. 작동범위는 환경마다 다르지만, 평지에서는 최대 70m 거리까지 작동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기능은 지기 본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휴대폰에 알람이 울리게 되는데 핸드폰을 자주 잃어버리는 이들에게 유용한 부가기능이다. 자전거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주 잃어버리는 제품에 지기를 부착해 놓으면 쉽게 찾을 수 있어 활용범위가 넓다.
자전거에 가장 적합한 이유는 핸드폰에서 라이딩 모드를 사용하면 평균속도, 주행거리, 시간을 기록할 수 있고 공유기능을 통해 SNS나 메시지 등에 업데이트할 수 있다. 가격 4만2000원. 

심플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제품
움직임이 감지되면 사용자의 핸드폰에 알람이 울린다. 반대로 지기에 있는 버튼을 사용하면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려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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