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종성(자유기고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유럽의 형편없는 동원력 수준이 노출되었다. 그들이 보여준 동원력의 실체는 그들이 우습게보았던 한국보다 훨씬 못하고, 품질과 기술도 한국보다 훨씬 못하더라는 거다. 독일에 주문한 전차는 5년 안에 받기가 난감한데 우리나라에 주문한 것은 3개월 만에 인도 받을 정도로 생산력에 있어서는 더더욱 비교조차 못할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이미 접어들었다고 하나, 이 때문에 공장이 로봇화 되어가고, 그 때문에 생산납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서유럽 백인우월주의의 붕괴

원래 여자들이 열망하는 시선이 향하는 곳이 어찌 보면 사회수준의 지표이다. , 잘 사는 나라로 시집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예전에 우리나라 여자들도 백인남자를 선망했다. 그 당시까지는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의 대부분이 백인국가였기 때문인데, 지금 시선으로 보면 유치하지만, 우리보다 신체도 더 좋았던 게 우생학적으로도 좋아보였던 모양이다. 그 당시 명문여대를 졸업하고 주한미군 병사에게 시집가는 것을 두고 선구적 국제결혼처럼 보도했고, 보도된 적은 없지만 88올림픽 때 모 여대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때 학과생 전원이 응모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어디서 들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로서 본고의 내용과는 관계없음 (출처 : 한국일보)
2018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로서 본고의 내용과는 관계없음 (출처 : 한국일보)

그런데, 지금 한국 여자에게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를 비롯 동유럽 남자에게 시집가라고 하면 백인인데도 안 간다. 백인도 그 가치가 국격을 따져볼 일인가 보다. 오히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백인여자들이 우리나라에 시집오려고 한다. 실제로 우리 아파트에도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계처럼 보이는 예쁜 백인여자가 한국인 남편과 아이들 셋을 데리고 산책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런 걸 보면, 한국여자들이 아이를 안 낳는 이런 기회에 좀 그럴싸한 선녀 같은 인종과 혼혈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생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필자 생각엔 이승만 대통령을 우리 현대사 최고의 멋쟁이요 요즈음 말로 상남자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름도 모르는 후진국의 총각도 아닌 홀애비, 그것도 과거 딱지가 붙은 중늙은이 상태에서 그 당시 감히 우러러볼 수도 없는 수준의 선진국 귀족인 오스트리아 대사의 절세미인 딸과 결혼했으니, 정말이지 한민족의 우생학적 위대함을 포효한 위인으로 간주하고 싶다. 지금으로 따지면, 동남아 빈국 출신 홀애비가 우리나라 장관의 외동딸과 결혼하는 셈 아닌가 말이다.

더하여 알게 모르게 요즈음은 유럽이 한국보다 열등한 것 아닐까 하는 인식이 피어나는 것 같다.

가령, 독일의 경우 걸핏하면 기차 연착이 매우 잦은데도 이를 당연한 특징’(?)으로 여기고, 2018년 체코에 수출하기로 한 전차를 5년이 지난 아직까지 한 대도 인도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오래전 눈에 씌워졌던 독일의 우수성이라는 콩깍지가 슬슬 벗겨지고 있다. 이는 그들이 지금까지 열등하게 보았던 키 작은 동양인에 불과했던 한국인이 지금 아시아에서 가장 키가 커진 데서 신체적 열등성에서 벗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전화 국가부호 ‘082’에 걸맞게 아주 빠른 배달(?) 민족의 기질 때문인지 몰라도 계약한지 3개월 만에 폴란드에 전차를 납품하는 식으로 독일보다 최소 20배 이상의 빠른 속도를 보이고, 독일이 실컷 자랑했던 공장 로봇화도 정작 한국이 더 많이 채용하고 있는데서 더욱 극명하고 드러나고 있다.

이젠 우리 눈에 이런 게 멋스럽게 보이는 게 아니라 더럽게 보인다
이젠 우리 눈에 이런 게 멋스럽게 보이는 게 아니라 더럽게 보인다

산업기술이 아닌 일상을 보는 시각에 있어서도 그렇다.

예전에 우리나라가 못살 때는 영화나 TV에 나오는 서구인들이 구두 신은 채 침대 위에 털썩 눕는 것을 보고 멋으로 알았는데, 지금은 그걸 아주 비위생적인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인식이 변했음을 그들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정신적 사치에 가까운 동물사랑으로 인하여 개똥으로 질척거리고 시궁쥐가 득실대는 거리의 불결함을 그들은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국뽕인지는 모르겠는데, SNS에 보니 우리가 콧대 높을 것으로 여기는 프랑스 여자도 인천 송도에서 살아보고는 프랑스가 얼마나 더러운 나라인지 알았다고 하며, 그들이 자랑스러운 전통이라고 생각했던 시설들이 실은 발전이 정체된 중고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 그들만의 불합리한 체계를 그 나름 우수한 전통으로 오해해줄 정도로 남들이 충분히 가난했던 시절에 생긴 그들만의 오만에 계속 젖어 살아온 바람에 발전이 정체된 그들의 상황을 그들 스스로는 모르고 있었다는 거다.

 

무슬림화와 공산화의 늪

유럽에서 범람하는 이슬람권 난민들의 최종목적지는 대부분 서유럽이나 북유럽 부국들이다. 딴에는 모국에서의 정치적 탄압이니 전쟁이니 어쩌고 포장하지만, 그 난민의 본질을 드러낸 게 헝가리에서 난민열차에 준 급식을 열차 밖으로 던지며 욕한 행위다. 헝가리보다 더 잘 사는 독일 가면 더 좋은 것 먹을 건데, 독일보다 못사는 헝가리에서 주는 건 싸구려라서 더러워 못 먹겠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이는 선진국이라는 오만에서 키워진 계몽주의적 환상에서 우러난 무분별한 관용이라는 빈틈을 무슬림이 군침 흘리며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고 보면 난민들이 러시아나 중국엔 절대 안 간다. , 서유럽이나 미국에 가겠다는 심뽀는 그 나라 국민들이 낸 세금을 공짜로 먹겠다는 셈이다.

그러한 심뽀는 난민을 받아준 나라에 가서는 종교적 이유로 그 사회를 저주하고 반사회적인 활동만 하는데서 더욱 도드라진다. 피는 피대로 빨아먹으면서 뒤통수는 뒤통수대로 치는 격이다. 거기에다 현지 백인의 저출산과 난민인 무슬림의 조혼다산(早婚多産)으로 인해 '유럽이 이슬람화 되리라'는 예언도 점차 공포스러운 현실로 변해가고 있다.

프랑스 무슬림 폭동 - 실컷 뜯어먹고 난장 피우고....
프랑스 무슬림 폭동 - 실컷 뜯어먹고 난장 피우고....

부유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우월한 정신의식의 발로에서 생긴 관심사로 성장한 환경·인권 분야에 악의적으로 침투한 공산주의도 그렇다. 환경·인권을 친공산주의라고 보는 이유는 이들이 외치는 환경·인권 기준을 중·러에는 절대로 들먹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로 인하여 서유럽의 방산분야를 비롯한 제조업과 사회기간망 확충이 방치되고, 그에 따른 기술소멸로 인하여 경쟁력이 얼마나 저하 되었으면 이번에 한국이 유럽(비록 폴란드·루마니아이긴 하나)에 기술을 수출할까 싶다.

관용 같은 정신적 사치와 환경·인권 같은 경도된 편견은 비유럽인의 눈에 씌워진 세뇌된 부러움의 콩깍지가 벗겨지는 순간 곧바로 서유럽을 쇠망의 길로 접어들게 하는 단초가 된다. 오죽하면 미래학자 조지 프리드먼조차 영국, 프랑스, 독일은 볼짱 다 봤다고 했을까 싶다.

 

신 르네상스는 슬라브 시대

중국 남조시대의 탈속을 지향한 지적 유희나, 중세유럽의 기독교적 맹종이나, 엉뚱한 정신적 사치로 현실을 외면하는 작금의 서유럽은 그 궤를 같이 하는 것 같기에 지금의 서유럽은 다시 중세를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생각건대 유럽의 중세는 기독교화에 걸림돌이 되는 찬란한 고대 로마문명을 주저앉히는 기간이었을 수도 있다. 신학 빼고는 모든 학문이 주저앉거나 사라졌고, 문명시설이라곤 중세 말에 세워진 종교시설 빼고는 고대 로마로부터 물려받은 시설에 그대로 안주했으니, 르네상스와 대항해시대가 도래할 때까지 까마득한 암흑기였다. 그나마 바이킹족의 발호/십자군 전쟁/몽고침략 같은 외부적 충격이 없었으면 전혀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고, 르네상스와 대항해시대는 움트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를 작금의 사태에 대입해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십자군전쟁이나 몽고침략에 해당하는 자극이며, 한국의 공장로봇화는 중세 몽고군의 등자(鐙子)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새몽고군의 등자를 폴란드를 필두로 한 동유럽이 받아들이는 반면, 이미 지나가버린 전성기의 우월성이 지금도 존속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서유럽은 오만한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눈에 비친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폴란드의 도약의지와 루마니아의 추종의지가 최근 부각되고 있는 점에서, 방산부문을 후방연관효과 유도업종의 선구로 삼아 21세기형 르네상스와 대항해시대가 동유럽에서 발흥하도록 기를 쓰는 모양이다. 게르만시대에서 슬라브시대로!(비록 루마니아는 슬라브족이 아니지만)

로봇은 복지도 필요 없고 파업도 하지 않는다 (출처 : 사이언스타임스)
로봇은 복지도 필요 없고 파업도 하지 않는다 (출처 : 사이언스타임스)

 

길목국가를 중심국가로 도약시키려는 폴란드

근대 이전은 몰라도 근대 이후 폴란드는 불행의 악순환이 점철된 역사를 갖고 있다. 가장 최근인 2차 대전 때 히틀러와 스탈린이 쪼개 먹은 것을 비롯, 카틴숲 학살 사건에서 보여준 비인도적 처사에 나타난 것처럼 동쪽의 러시아와 서쪽의 독일이라는 상존하는 위협 속에 폴란드가 길목국가의 설움을 겪는 과정에서 어쩌면 우리가 전통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고초를 겪었던 과정과 역사적 정서가 공유되어 있는 듯하다.

최근에는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차세대 전차를 개발하는데 참가하려 할 때 폴란드만 배제한 데서, 열등한 인종과 협력을 꺼려하는 정서로 받아들인 인종주의적 분노도 꽤나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폴란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내진 독일 전차의 폴란드 내 수리센터 설치계약을 파기하는 식으로 독일에게 앙갚음 하며 엿 먹였다고 한다.

하긴 중세 때부터 노예의 어원인 슬라브족이라는 혈통 때문에 폴란드는 항상 서유럽으로부터 3류 민족으로 취급받는 기분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폴란드는 유럽 내에서 우방을 만들기가 힘들다는 의식이 알게 모르게 자리 잡은 것 같다. 아무리 지정학이 어쩌고 국익이 어쩌고 하지만, 정서와 가치를 공유하는 차원의 동맹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

이렇게 동쪽 러시아로부터는 안보의 위협을 받고 서쪽 유럽으로부터는 자존심의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독일이 감히 손댈 수 없는 강력한 우방으로 눈을 돌린 게 처음엔 미국이었다. 마침 독일에서 반미정서가 기승을 부릴 때 주독미군을 폴란드로 옮기는 식의 친미적 행보로 독일과 러시아의 위협을 배제하려 했으며 그게 옳았다.

웅비를 연출하는 폴란드 군대
웅비를 연출하는 폴란드 군대

하지만 막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보니, 폴란드의 군비강화 필요성이 대두되었는데도 자국의 무능함을 숨기려는 독일의 냉소적인 재 뿌리기는 당연했고, 미국마저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 데 실망을 느끼던 차에 발견한 한국이 맞춤형 구세주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

절대로 원수질 이유가 발생하지 않을 나라, 제품기술력이 실질적으로 세계최고인 나라, 납기준수를 넘어 납기를 앞당겨 신뢰를 넘어 감동을 주는 나라, 적대세력이 공유되어 총구방향을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 그리고 이왕 경제협력을 지속하던 중이어서 핫라인 구축과 키멘(Key Man) 확보가 쉬운 나라, 바로 한국이 최고인 것이다.

또한 한국의 무기체계는 나토체계인지라 주변 나토국들과의 범용성을 공유하기에 호환이 용이하고, 폴란드에서 라이선스로 자체생산 할 경우 유럽 내 수출이 용이하고, 한국이나 폴란드에서 전쟁이 터질 때는 서로 역외군수보급처로서의 역할도 공유할 수 있는 나라이다. 여기에다 군수분야 이외의 신공항, 고속철도 등 한국의 다른 세계1위급 비교우위 분야를 폴란드에 적극 유치하는데, 이를 통하여 한국과의 결속을 단단히 맺으려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동아시아의 르네상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형편없는 동원력을 보여준 영국·독일·프랑스 같은 서유럽이 스스로 얼마나 뒤쳐져 가는 줄도 모르고 남들이 가난했던 시절 그들에게 품었던 부러움에만 젖은 채 자만의 늪에서 또다시 중세의 늪으로 추락하는 줄도 모르고 있는 동안, 근대를 중세처럼 보낸 폴란드는 한국이라는 봉을 잡고 길목국가에서 중심국가로 도약하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획책하고 있다. 당장 세계시장에 진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나토국가들과 슬라브계 동유럽 국가라는 시장기반을 갖고 있기에 엄청난 도약이 예상된다. 한국 또한 유럽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줄 강력한 전초기지를 얻은 셈이지만, 폴란드보단 간절하지 않은 것 같다. 폴란드의 간절함이 우리에겐 충분한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게다가 폴란드는 과학부문 노벨상을 배출했던 나라인지라 그 깊은 과학적 내공이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그리고 최근 우리에겐 뇌리에 젖어있는 고토수복의 욕망이 자꾸 발현되려는 충동이 일고 있다. 그 고토의 대부분이 중국과 러시아 땅 아닌가. 독일과 일본이 애시당초 소련을 협공하지 않고 괜히 엉뚱한 방향으로 예봉을 비틀다가 2차 대전의 결과가 그들 뜻대로 되지 않았던 점을 한국과 폴란드는 상기해볼 일이다. 몽고족과 슬라브족의 전체적 융흥까지는 아니더라고 해도!

알타이산 
알타이산 

ps : ()’자를 잘 구사하면 왠지 선구자로 착각되는 게 있다. 가령 신냉전이란 용어를 들 수 있는데, 필자는 언론에서 이러한 용어가 취급되기 전인 2005년도부터 6자 회담 이후에 보여준 중국의 반미세력 규합 움직임에 착안하여 신냉전이란 제하의 글을 별로 알아주지도 않는 곳에 여러 번 쓴 적이 있었다. 이후 2008년부터인가 어떤 외국기자가 그 용어를 최초로 썼다며 시사용어화 하던데, 속으로 기분이 나빴다. 그렇지만, 필자 이외에도 그러한 발언을 그 기자보다 먼저 하고도 공론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여 배 아픈 사람이 많을 것을 생각하면, 인플루언서 급이 못되는 나만의 착각으로 치부하고 싶다. 그렇지만 이번엔 일단 신중세’(Neo Middle Ages)라도 먼저 질러보는 바이다.

 

필자 김종성(자유기고가)
필자 김종성(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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