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 모형, 조형물, 희귀자료 등 300여 점 전시
* 집 안팎을 자전거 테마로 꾸며
* 국내 유일의 ‘자가 자전거 박물관’
* 이메일 예약 후 방문 가능(무료)
동네에서는 이미 자전거는 팔지 않는데 자전거로 가득한 ‘자전거집’이라고 소문이 났다. 편백림으로 유명한 남양주 축령산(887m) 남쪽 불당골천 계곡에 자리한 평범한 주택은 온통 자전거 테마로 꾸며져 ‘여기가 어떤 곳인가’ 궁금증을 일게 한다.
입구에 간판을 붙이지는 않았으나 국내 어디서도 보기 힘든 이 ‘자전거 집’은 코렉스스포츠 대표를 지낸 김태진 님(닉네임 ‘뽈락’)의 자택이자 최근에 조성한 미니자전거박물관 ‘뽈락의 산골 자전차방’이다. 올해 6월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사온 김 전 대표는 넓은 마당과 반지하 창고를 자전거 전시관으로 꾸미고 평생 수집해온 자전거 모형과 부품, 용품, 희귀자료, 책 등을 정리해 놓았다.
“제대로 된 자전거 박물관이 없어 저라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평생 수집해온 컬렉션을 다 모았지요. 보관 공간이 없어 완성차는 많이 모으지 못했고 대신 미니어처를 주로 수집했습니다. 박물관이라고 말하기는 무엇하지만 자전거에 관심 있는 분이 오신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이름을 ‘뽈락의 산골 자전차방’으로 붙였는데 ‘자전차방’이라고 해서 혹시나 오해할까 싶어 첨언하자면, 자전거는 절대 팔지 않습니다(웃음).”
대문부터 생전 처음 본다. 널찍한 철문은 자전거 두 대가 마주하고 있고 크랭크와 디스크 로터로 주변을 장식했다. 이런 작업 모두 김 전 대표가 직접 해낸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자전거의 디자인과 설계, 제작, 정비까지 전과정을 배우는 일본 도쿄 사이클디자인전문학교 3년 과정을 마쳐 용접과 절단 등 금속물 제작에 능통하고, 자택 한켠에는 전문장비를 갖춘 별도의 작업실까지 갖추고 있다.
대문 옆에는 이 집의 마스코트이자 자전거부품으로 만든 로봇이 인사를 건넨다. 대문을 들어서면 마당 외벽은 돌벽 사이에 림으로 통풍구를 만들어 포인트를 주었고 빅휠과 스트라이다 완성차가 개울가 벽을 장식한다. 담장과 건물 외부에도 다양한 완성차와 미니어처를 배치해 놓아 어디를 보아도 여기서는 ‘자전거’가 있다.
핵심공간인 반지하 전시실은 넓지는 않으나 벽면에 미니어처 모델이 시대별, 장르별로 배치되어 있고 천장은 휠셋 150개를 일일이 붙여 장식했으며 LED 조명을 추가했다. 희귀 포스터와 의류, 벨, 자전거 도안이 있는 교통카드 등도 빼곡하게 벽면을 채운다.
전시방식도 기발해서, 체인과 포크를 이용한 전시대, 희귀한 4단 크랭크와 체인, 스프라켓을 활용한 벽시계, 바퀴 2개를 연결해서 만든 공중 전시대 등 감탄과 탄복을 금할 수 없다.
휴식용 테이블은 휠셋과 포크로 제작하고, 의자는 안장과 페달로 만들어 앉아 쉴 때도 마치 라이딩하는 느낌을 준다. 개인이 해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컬렉션과 기발한 아이디어, 치밀한 작업은 경이로울 정도다.
이곳은 김 대표 부부가 거주하는 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그는 방문객에게는 언제든 전시관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당연히 무료이며, 약간의 주차공간도 있다. 자전거로 가려면 북한강자전거길이 지나는 대성리에서 다소 혼잡한 도로를 따라 수동면 방면으로 12km 들어가야 한다. 사전에 이메일로 연락, 약속을 잡고 방문하면 된다.
* 김태진 전 코렉스스포츠 대표 이메일 연락처(방문 예약) : tjbik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