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맘대로’ 예측해보는
기자들의 방담은 끝나지 않았다. 할 말도 많고 바라는 것 많은 기자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는 이번호까지 계속된다. UCI의 규제 완화, 사이클링 컴퓨터의 발전, 월드투어 팀의 팀키트 변화 등 더욱 심오한 토론을 이어가 본다
방담 최웅섭 팀장, 유병훈 기자, 이상윤 기자
정리 최웅섭 팀장

 

 

지난호에 이어 기자들은 또한번 난상토론을 가졌다. 서로의 의견이 상충하는 부분도 있고, 공감했던 부분도 있었다. 지난호에서 일단락 된 것 같았던 트렌드 관련 내용이지만 입을 열면 열수록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 한달새를 못 참고 업계의 신제품과 프로사이클링에 대한 소식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니, 우리가 아웅다웅 하든 말든 시장은 계속 굴러가고 있는가 보다.

About 월드투어 팀의 변화
최웅섭 팀장(이하 최) : 올해는 프로선수들 이적도 잦았고, 각 팀이 후원받는 자전거 메이커도 바뀌면서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유병훈 기자(이하 유) : 맞다. 게다가 이번에는 콜나고가 월드투어에 복귀한다고 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그게 가장 기대된다.
이상윤 기자(이하 이) : 콜나고는 원래 기존 람프레 팀에 후원하기로 했던 것이 무산되었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올해는 그냥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 맞다. 중국의 TJ스포츠가 콜나고와 람프레팀에 후원하기로 한 것이 일련의 금전적 문제로 무산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콜나고가 월드투어에 복귀 안하는 것은 아니다. UAE(아랍에미리트)가 아부다비 팀으로 월드투어팀 스폰서십을 시작한다는 뉴스를 봤다.
 : 그러면 람프레 팀이 콜나고를 타고 UAE 아부다비 팀이 되는 건가? 
 : 현재로서는 그렇다. 또 기존에 람프레 팀이 탔던 메리다 역시 중동의 바레인 팀에 후원을 시작해 바레인 메리다 팀으로 활약한다고 한다.
 : 자전거의 변화는 어떤가? 이번에 각 팀들이 자전거 스폰서를 바꾼 것 같던데. 특히 포커스를 타던 AG2R팀이 영국의 팩터(Factor) 바이크로 자전거를 바꾼 것을 봤는데, 이 자전거는 정말 특이하다.
 : 나도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런 디자인이 UCI에서 허용되는지도 몰랐다. 올해 AG2R 팀을 유심히 지켜보게 될 것 같다.
 : 자이언트 알페신도 ‘자이언트 선웹’이 되었고, 보라 아르곤도 ‘보라 한스그로헤’가 되는 등 스폰서들이 대거 바뀌었다. 
 : 자이언트와 함께 후원하던 알페신도 이제는 카츄사로 넘어가 ‘카츄사 알페신’ 팀이 되었다고 들었다.
 : 맞다. 재미있는 점은 보라 한스그로헤 팀이 구성된 배경에는 피터 사간의 이적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스페셜라이즈드에서 피터 사간이라는 선수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그 이적팀에 자전거를 공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한다.
 : 참 대단한 브랜드인 것 같다. 그 정도로 마케팅을 훌륭히 해내는 브랜드는 몇 군데 없다. 어찌되었건 그로 인해서 아스타나 팀은 스페셜라이즈드 대신에 아르곤18을 타게 되었다고 하는데 잘된 일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르곤18이 좋다.
 : 얼른 기변해라. 자전거 바꾸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있지 않나.
 : 지난호에 최팀장이 파워미터와 전동구동계에 대해 이야기한 것과 피차일반이다. 내 주머니 사정으로는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만 늘어났다.

 

 


About 사이클링 컴퓨터
 : 이번에 리뷰용 사이클링 컴퓨터가 하나 들어왔다. 와후(Wahoo)의 엘리먼트(Element)인데, 이것 참 탐난다. 
최, 이 : 얼마인가?
 : 심박계와 속도, 케이던스 센서가 포함된 모델이 52만5000원이다. 본체만은 39만9000원. 
 : 집어치워라.
 : 진짜 너무한 것 같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어필해줬으면 한다. 왜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이런 가격인가?
 : 난들 알겠나. 하지만 기능이 확실하고 좋은 제품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데이터의 해상력이 높아지고 오차범위도 거의 없다.
 : 개인적으로는 브라이튼 제품을 선호한다. 과거 브라이튼 310은 정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성능을 보여줬다. 이후에 출시된 530 모델은 가격경쟁력을 잃었다는 평을 받기는 했으나 올해 자이언트 팀에 후원까지 하면서 브랜드의 기술력이 높아진 것을 입증했다.
 : 개인적으로는 브라이튼을 기피한다. 확실히 가격경쟁력이 있기는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라고 느껴진다. 게다가 정보 디스플레이가 약간 느린 것 같다. 한 1~2초 전의 데이터를 디스플레이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 그래서 이기자는 어떤 걸 선호하나?
 : 당연히 기승전 가민 아닌가. 성능상 정점에 있고, 데이터 관리도 손쉽고. 얼마 전 업데이트 때의 오류로 로그가 날아간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사용 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건 가민이었다. 또 페닉스3HR이나, 바리아비전처럼 신제품 출시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올해도 획기적인 신제품을 기대하고 있다.
 : 나는 가민이 사이클링 컴퓨터 시장의 최대 악당이라고 생각한다. 초창기 선점한 브랜드가 가격 포지셔닝을 이 모양으로 한 탓에 모두 이런 가격으로 나오는 게 아닌가!
유, 이 : 그건 아닌 것 같다. 지나친 비약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길 바란다.
 : 사실 리자인에서도 앞으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큰 포부를 밝히면서 사이클링 컴퓨터를 제작했다. 하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17년에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길 바란다. 지금 내 자전거에는 사이클링 컴퓨터의 본체는 없고 듀얼센서만 달랑 달려있다. 과거처럼 시그마, 캣아이가 분발해주었으면 좋겠다. 화이팅!
 : 그런데 그거 달면 뭐가 좀 달라지나? 일단 우리는 자전거를 좀 타야할 텐데.
최, 유, 이 : (한숨)

 

 


About 헬멧
 : 요즘 헬멧 참 많이 나온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들만 너무 인기를 끌어버리는 바람에 라이딩을 나가서 헬멧만 보면 누가 누군지 분간이 안 된다.
 : 그런 헬멧 있다. 예쁘고 좋은데 입소문 나서 다들 그것만 쓰니까 절대 사고 싶지 않은 그런 헬멧. 재작년에는 POC의 헬멧이 그랬던 기억이 있다.
 : 작년에도 마찬가지다. 카스크의 프로톤 같은 경우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개인적으로는 모지토가 좋지만 프로톤이 하도 인기가 높으니 컬러옵션을 추가해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한 것은 정말 굉장하게 느껴졌다.
 : 작년에 선전한 헬멧은 카스크만 있는 게 아니다. 메트의 만타나 리발레 같은 경우도 큰 인기를 끌었다. 디자인도 너무 잘 뽑은 것 같다. 향후 1순위 구매 아이템이다.
 : 요즘은 MIPS 기술이 등장해서 앞으로 구매한다면 MIPS가 적용된 헬멧을 추천한다. 아직은 MIPS 헬멧이 시중에 풀린 것은 많이 없지만 이제 곧 대세가 될 거다.
 : MIPS를 들어보기는 했는데 구체적으로 효과가 무엇인가?
 : 일반 헬멧보다 다방면에서 오는 충격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 일반 헬멧은 큰 두부외상 등을 보호하는데는 좋지만, 두부외상 없이 두뇌만 충격을 받는 사고에서는 취약했다. MIPS는 그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마찰력이 낮은 레이어를 헬멧과 머리 사이에 추가로 설치해 사고 시 뇌진탕 같은 내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 그렇다면 MIPS의 적용도 헬멧 가격상승 요인이 되겠다. 기본적으로 10만원 이상은 지불해야 쓸 만한 헬멧을 구할 수 있었는데, MIPS가 적용되면 어느 정도일지 벌써부터 겁이 난다.
 : 스캇의 최상급 헬멧인 센트릭은 MIPS를 적용하고도 20만원대 중반이다. 게다가 최초로 MIPS를 적용한 브랜드인 때문인지 좀 저렴한 10만원대 헬멧에서도 MIPS 제품군을 출시하는 걸 보니 그다지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 MIPS는 앞으로 헬멧의 필수항목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레이싱용 헬멧뿐 아니라 아동용, 시티용 등 모든 헬멧이 MIPS를 사용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될 것 같다.

 

 


About 서드파티
 : 이번에 자강통상에서 취급하는 물건 중에 EE 브레이크가 추가되었다고 해서 받아 봤다. 한번 보시라.
 : EE 브레이크라면… 한 세트에 100만원 가까이 하는 그 브레이크 아닌가? 캘리퍼 브레이크의 정점에 있다고 하는.
 : 맞다. 정말 만듦새를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어쩜 이렇게 정교하고 아름답기까지 한지 모르겠다. 
 : 꼭 브레이크만 그런 제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크랭크도 그런 제품들이 굉장히 많다. 예를 들면 ‘클라비큘라’나 ‘FRM’ 이라든지.
 : AX 라이트니스 같은 것도 있다. 그런 것들은 성능도 좋은데 항상 가격이 문제다.
 : 더 이상 가격이야기는 하지 말도록 하자. 마음만 상한다.
 : 그런 부품들이 좀 더 다양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동계에서 흔히들 말하는 ‘삼점셋’은 논외로 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는 더욱 다양해져서 자기가 원하는 자전거를 꾸밀 수 있게 말이다.
 : 사실상 그런 제품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과거부터 그런 제품들은 항상 있었지만 눈이 높아진 라이더들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성능이 높아질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상승폭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 동감한다. 하지만 그런 제품들은 너무 저가형에만 맞춰져 있는 경향이 있었다. 나는 시마노 울테그라 정도의 가격대를 가진, 좀 더 색다른 매력이 있는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기를 바라며 이야기 해본 것이다.
 : 올해는 적절한 가격대에 성능도 적절하게 맞춰진 그런 제품이 나올 계획은 없는 건가?
 : 아쉽지만 서드파티 시장에서는 그런 것을 들은 바 없다. 
 : 올해 대만 바이크쇼에서 뭔가 색다른 제품이 나오기를 기대해 볼 수밖에 없겠다.

 

 


About 클라우드 펀딩
 : 요즘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하나 구매하고 싶긴 한데…
 : 대표적인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방문해서 ‘bicycle’로 검색하면 정말 무수히 많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나중에 실제 제품을 받아보면 실망스러운 것들이 많다고 한다.
 : 맞다. 바로 그게 문제다. 확실히 그런 평가가 많다. 하지만 그런 소소한 아이디어를 누구나 손쉽게 제품화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 이기자도 뭔가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 있나?
 : 라이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 하지만 영업비밀이다. 나중에 대박이 터질지도 모르니 벌써부터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대박 터지면 두 기자는 내가 꼭 잊지 않고 챙기겠다.
 : 다들 이런 허튼 꿈을 꾸다가 쪽박을 차는가 보다. 벌써부터 허황된 대박의 꿈을 꾸다니, 날로 먹는 건 안된다.
 : (웃음)날로 먹으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 알려줄 수 없다면 말하지도 말라. 어찌되었든 그런 클라우드 펀딩들이 활성화되는 게 소비자나 기업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이득이다. 소비자는 더 다양하고 특수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기업은 좀 더 다양한 아이템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다. 물론 그것을 훔친다면 문제겠지만.
 : 킥스타터에서 갖고 싶은 제품이 있었는데 아직 구매자의 리뷰를 찾아보지 못했다. 테일핀(Tail fin)이라고 로드바이크용 패니어 랙인데, 디자인이 정말 잘빠진 제품이라 꼭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제품이다. 실제 구매자의 리뷰를 확인하고 나면 살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 : 사실 그런 점이 단점이기도 하다. 킥스타터의 펀딩 특성상 판매자의 설명과 홍보만 보고 제품을 구매해야하기 때문에 먼저 말한 것과 같은 퀄리티 문제가 있을 경우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다.
 : 그렇기도 하지만, 그런 펀딩이 더 활성화 되어서 나쁠 건 없다. 그런 단점은 클라우드 펀딩 운영자 측에서 차차 개선해 나가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클라우드 펀딩은 보편화 된 시장이 될 것 같다.

 

 


About 빌트인(built-in) 바이크
 : 킥스타터 이야기를 하니, SpeedX가 생각난다. 사이클링 컴퓨터와 후미등 같은 액세서리를 자전거에 몽땅 집어넣었던 그 자전거. 근데 우리가 이야기한 문제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는가 보다. 외신의 평가가 그다지 좋지는 않다. ‘구매하지 않기를 잘했다’ 라는 댓글들이 엄청 많이 보이더라. 
 : 확실히 처음 킥스타터에 등장했을 때 파란을 일으킨 건 분명하지만, 그런 것들이 여전히 대세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듯하다.
 : 맞다. 사이클링시장은 생각보다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부분이 없지 않다. 뭔가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아도 이것이 정통 자전거의 틀에서 벗어나면 배척하는 경향이 상당하다.
 : 개인적으로 SpeedX의 기술들은 전기자전거에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전기자전거 시장에서 이런 제품이 딱 필요할 텐데, 왜 굳이 로드바이크를 택했는지 의문이다.
 : 동감이다. 전기자전거가 그런 형태가 된다면 훨씬 매력적일 것 같다. 아무튼 개인적인 생각으로 결론을 짓자면, 그런 빌트인 자전거는 말한대로 전기자전거 쪽으로 발전시켰으면 하는 의견이다. 로드바이크나 MTB라면 그냥 장착하는 액세서리가 고도화 되는 것이 시장과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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