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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국 횡단트리플 A 프로젝트 4기, 백현재·이호준 씨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국 횡단
트리플 A 프로젝트 4기, 백현재·이호준 씨

“위안부 문제는 더 이상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세계여성인권의 시각에서 다뤄야…”

 

2015년, 한·일간의 오랜 갈등인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국을 횡단한 청년들이 있었다. 청년들은 Admit(인정), Apologize(사과), Accompany(동행)의 기치 아래 미 서부부터 동부 끝자락 뉴욕까지 자전거를 달려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고, 이는 더 이상 한일간 갈등으로만 치부될 내용이 아니라 보편적 여성인권의 문제임을 상기시켰다. 최초의 트리플 A 프로젝트가 페달을 굴린지 4년이 흘렀지만 그 페달은 여전히 굴러가는 중이다.

벌써 4기에 이른 트리플 A 프로젝트는 매년 참가자들이 다음 기수의 참가자를 선발하게 된다. 올해 미국을 가로지른 두 명의 프로젝트 참가자는 백현재(26), 이호준(23) 씨다. 백현재 씨는 백석대 신학과를 졸업했고, 이호준 씨는 인천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중이다. 이 둘은 미국횡단을 위한 자전거를 구하기 위해 자전거 유통회사인 블루레포츠에 후원을 요청했고, 블루레포츠는 흔쾌히 자전거를 내주었다. 블루레포츠 관계자의 소개로 만나본 이들과 함께 트리플 A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나이도 배경도 제각각인 이 둘은 어떻게 미국을 횡단했으며 무엇을 얻었을까.

 


― 트리플 A 프로젝트는 벌써 4기까지 진행될 만큼 이제 역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한 프로젝트다. 독자들을 위해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트리플 A 프로젝트는 Admit(인정), Apologize(사과), Accompany(동행) 세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서 명명된 프로젝트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인정과 그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이를 위해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며 많은 세계인들과의 ‘동행’을 요청하기 위해 프로젝트의 이름을 지었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그 숙원을 자전거에 지고 달리는 것이 트리플 A 프로젝트에서의 동행의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 서부에서 시작해 동부까지 80일 정도의 기간 동안 총 6600㎞를 달리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고 세계적으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다.” 

 

 

자전거로 달린 6600㎞, 위안부 할머니들과 외국인들의 다양한 반응

― 6600㎞는 말로만 들어도 아찔한 거리다. 자전거로는 정말 힘들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왜 자전거를 고집하는가?
“(이호준, 이하 이) 원래 자전거를 타지 않았기에 출발 전 국토종주를 하며 간단한 정비법을 공부하는 등 사전준비를 했다. 하지만 확실히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라이딩을 하면서 너무 힘든 상황이 많아 오토바이를 타고 오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트리플 A 프로젝트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페달을 밟아서 신체의 힘을 원료로 달리기에 당연히 지칠 때도 많지만, 그때마다 프로젝트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김질 하고 자신을 독려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위안부 문제에 좀 더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 출발 전 위안부 할머니들을 뵙고 인사를 드렸다고 들었다
“출발하기 전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계시는 나눔의 집에서 이용수 할머니를 뵙고 왔다. 할머니들께서는 이 문제가 하도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보니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에 대해 더욱 기뻐해주시는 듯 했다. 이제 할머니들은 연세도 있어 오래 머무르지 못하실 텐데, 그 이후에도 궁극적으로 해결이 될 때까지 우리같이 젊은이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 세계사회에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이미 4기에 도달한 트리플 A 프로젝트를 이제는 신뢰의 눈으로 바라봐 주신다.”

― 80일간 미국을 횡단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텐데, 사람들에게 이러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 어떤 반응들을 보였나
“(이) 직접 외국인들을 만나 위안부 문제를 이토록 적극적으로 알렸던 기억이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위안부 문제를 모르고 있다. 그 사실에 대해 아예 몰라서 그런 것이다. 적극적이지 못한 정부의 대처와 은폐와 왜곡에 급급한 일본정부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 하지만 이 사실에 대해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해주면 그들의 태도는 사뭇 달라졌다. 위안부문제를 단순한 국가 간의 갈등이 아닌 보편적인 여성인권의 문제로 인식하며 진정한 사과에 대해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또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의 여성인권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꾸준한 의지가 중요

―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백) 사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해서 갑자기 일본정부의 진심어린 사과가 이루어질 수는 없다. 그건 드라마다. 또 외국인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해외에 위안부 문제가 갑자기 메인이슈로 떠오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우리의 이런 행동으로 인해 국내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할 수 있게 되었고,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더라도 위안부 문제는 후대가 끝까지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알리게 된 것이다. 그게 큰 성과라고 본다.
(이) 동의한다. 외국인들에게 설명해도 뒤돌아서면 잊는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큰 성과라고 자평할 만한 것은 없었지만, 지금 위안부문제로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할머니들과 몇몇 사람들이라고 본다. 트리플 A 프로젝트는 미국을 횡단하지만 실제로는 위안부문제라는 자전거를 타고 한국인들의 마음을 횡단하는 것이다.” 


― 80일이면 거의 3달 가까운 기간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리조나를 지날 때였는데 정말 사막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길이었다. 잠시 쉬어갈 만한 그늘도 보이지 않아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 진짜 오래 기다렸다(웃음). 그러다 트럭이 한 대 지나가 히치하이킹을 요청했는데, 트럭이 생각보다 작아서 탈 수가 없었다. 그랬더니 그분이 경찰을 불러주셨다. 영화에서나 보던 미국 경찰차를 직접 타 보니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 숙소는 매일 어떻게 마련했나?
“(백) 미국 여행자들을 위한 웜샤워 커뮤니티를 통해 매일 우리가 묵을 숙소를 검색했다. 미국은 생각보다 웜샤워에 관대했다. 중간에 묵었던 집주인 가족은 자전거를 즐겨 탔다. 우리가 도착한 당일도 캠핑을 즐기고 왔다고 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포옹을 요청했던 것이다. 여행자들을 진심으로 반겨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 고생스러운 여정에 수고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백) 우리는 프로젝트 4기다. 이제 내년에는 트리플 A 5기를 선발해야 될텐데 걱정이 앞선다. 누군가 우리의 의지를 곧게 이어줘서 이 프로젝트가 문제가 해결되는 그 날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첨언을 하자면 매주 수요일 정오부터 한시간 동안 위안부 문제에 대한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1992년부터 시작된 세계 최장기 집회다. 그곳을 방문해 위안부문제에 대해 고찰하고 우리의 의지에 동참할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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