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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이야기(제1편)-자전거시장 침체 원인과 대안을 엿보다라이프스타일 이야기(제1편)-자전거시장 침체 원인과 대안을 엿보다

라이프스타일 이야기(제1편) 
조립가구 업체의 성공과 실패… 
자전거시장 침체 원인과 대안을 엿보다


세계최대의 가구회사로 알려진 이케아는 국내에 진출해 세계최대급 매장 2곳을 거푸 내면서 자리를 정착에 성공했다. 그 이전에 비슷한 컨셉으로 진출한 업체는 2년만에 철수했는데 이케아가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RTA(DIY)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에서 거뜬히 자리잡은 이케아 스토리는 자전거시장의 침체에 대한 색다른 각도의 원인 진단과 함께 대안도 제시해준다

 

 

어느덧 새해가 되었다. 한해가 언제 다 가버렸는지, 나이를 먹어 갈수록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하는데 옛말에 틀린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필자는 지난달까지 2회에 걸쳐 유럽의 자전거문화를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들여다보았다. 자전거 타기도 일종의 문화생활이다 보니 자전거생활이 추구하는 편집방향과 잘 맞았던 모양이다. 연재를 조금 더 이어가기로 했다.
이제부터는 우리 주변의 생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비밀스런 문화 코드를 살펴볼 것이다.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마니아에게는 일종의 자부심이요, 일반인에게는 실생활의 일부이겠지만, 허구한날 자전거만 이야기하다 보면 한계를 접하게 되어 생각의 담을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이다. 주제가 자전거를 벗어난 듯하지만 우리의 생활방식 즉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하면서 여기서 보이는 문화적 특징들을 자전거와 연결하여 살펴 보려고 한다. 말은 거창하지만 그리 학술적이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온갖 잡동사니를 취급하던 동네 가구수리점 
필자의 어린 시절, 동네 한 귀퉁이에는 ‘자전거포’와 더불어 가구수리점이 있었다. 자전거포야 이름 그대로 자전거를 고치는 곳이었는데 자기 자전거가 많이 없던 시절이어서 사람들에게 자전거를 빌려주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옆에 있던, 간판도 없이 허름했던 이 가구수리점은 옷장이건 밥상이건, 주로 나무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고쳐주는 곳이었다. 라디오나 TV 등 가전제품은 전파사에서, 가구 등 생활 집기는 이름도 모를 이런 가게에서 주로 취급했다.
이 가게의 한켠에는 밑에 장작불을 때는 녹슨 드럼통이 하나 있었다. 이 안에는 약간 더러워 보이는 뜨거운 물이 들어 있었고, 그 위에 아교를 녹이는 작은 깡통에 나무 막대기가 하나 아무렇게나 걸쳐져서 큰 드럼통의 물 위에 반쯤 잠겨 있었다. 이 막대기로 녹은 아교를 찍어서 나무에 바르고는 다른 재료를 붙이고 깎고 다듬고 칠을 해서 무언가를 고쳤다(시절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지금은 어느 공방을 가도 아교를 쓰는 곳이 있을까 모르겠다).
아무튼 가구는 예나 지금이나 만드는 것은 물론, 고치는 것조차도 기술자들이 하는 것이었고 일반 소비자는 단지 그냥 사서 쓰는 것이 당연했다. 손재주가 좋아서 집에서 고친다고 해봐야 부러진 부분에 못이나 박는 정도였지만 이래서는 도대체 모양이 나지 않는다. 전자용품처럼 복잡한 전기 이론을 알아야 고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구는 반드시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야 하는 그런 물건이었던 것이다.

 

네덜란드 이케아의 푸드코트 사인물. 자전거 천국답게 자전거로 형상화했다

 

직접 만들고 고치는 것을 좋아하는 유럽인  
하지만 과연 그 당시 다른 나라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양새였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서구 나라들은 예로부터 남자들이 집에서 물건을 고치고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들어 쓰는 경우가 우리보다 월등히 많았다(지난달 칼럼에서 쓴 것처럼 유럽에는 상당한 종류의 자전거 부품을 동네 슈퍼에서 팔고 있다). 특히 남녀간 성평등화가 훨씬 잘 되어 있기로 소문난 북유럽 나라들에서는 남자가 집에서 부엌일을 하고 육아를 하는 것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주택이나 자동차를 고치거나 레저를 위한 장비 수리마저도 직접 하면서 경험적 즐거움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들만의 차별적인 문화적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문화가 더 낫다고 말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와 다른 이런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는 단지 가구 하나를 고치고 말고를 떠나 생활의 여러 방면에 영향을 미치곤 한다. 뭐든지 액티비티를 중시하는 문화권에서는 마치 집을 수리하는 것처럼 자전거도 스스로 고쳐 쓰는 경우가 더 많다.
자전거의 저변 인구도 당연히 늘어날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다수가 된다면 교통 수요에 대한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도 이에 맞게 바뀌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우리보다 자전거를 훨씬 많이 사용하는 유럽의 인프라나 도로 환경 등은 오랜 시간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지금처럼 환경친화적인 모양을 갖추게 된 것이다(다음달에는 캠핑 문화와 자동차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비교해 볼 것이다).


국내에서는 뿌리 내리지 못한 DIY 바람 
우리나라에도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스스로 무언가를 고치고 만들어 쓰는 현상이 나타난 적이 있다. 흔히 DIY 라고 하는 이 바람은 필자의 기억으로는 1980년대 중반을 즈음하여 시작되었고 90년대 후반부터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바람이 대세가 되지는 못했다.
한때 목공방 등이 주변에 생겨나기도 했지만 집에 변변한 공구조차 별로 갖고 있지 않은 일반 가정에서, 가장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변화가 더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자전거 타기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어디까지 직접 정비를 할 수 있느냐는 마니아의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인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고치는 데 익숙하지 않고 뭐든지 다 사서 쓰도록 만든 것일까? 그 이유를 파고들기에 앞서 우리나라에 나타난 관련 유통업체들의 명멸을 먼저 살펴보자.

 

2년만에 철수한 A사의 매장 전경. 자재와 공구류가 많다
사용자가 조립하는 가구. RTA 제품이라고 한다

 


‘불편함을 판다’는 이케아
이케아라는 가구회사를 알 것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가구회사로 우리나라에도 작년에 경기도 고양시에 2호점을 냈다. 면적이 자그마치 1만5700평. 그럼에도 이케아 전세계 매장 중 4위 수준이다. 그럼 세계에서 가장 큰 매장은 어디일까?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에 있다. 바로 2014년말 문을 연 1호점인 광명점이다.
흔히들 이 회사를 가구회사라고 말하는데 정작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가구뿐만이 아니다. 한번이라도 이 매장에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곳은 가구 외에도 침구, 인테리어 소품 등 리빙과 관련한 거의 모든 제품을 한 곳에서 모아 파는 초거대 종합쇼핑몰인데 마치 집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전시장을 꾸며 놓은 것이 대표적 특징이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몽당연필과 줄자를 가져가도록 해놓았는데, 이는 매장이 먼저 생겨난 유럽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하나의 특징이다. 이 회사의 가구들은 기성품을 사서 배달시키는 것이 아니고, 사는 집의 크기와 필요에 맞는 사이즈와 재질의 자재를 골라 직접 싣고 가서 만들어 완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자신들의 컨셉을 ‘불편함을 판다’고 스스로를 설명하는데 소비자들은 이 불편한 조립 과정을 통해서 가족들과 함께 집안 살림의 무엇인가를 창조해 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얻는데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류의 제품을 흔히 DIY 제품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Do it yourself’의 약자인 DIY는 업계의 캐치프레이즈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실 카테고리 명칭으로 적합한 단어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제품을 RTA(Ready to Assemble)라고 분류하며, 소비자가 직접 조립할 수 있도록 준비된 물건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AS 요청이 폭증한 이유  
이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가구회사이다. 서구권에서 이러한 조립 방식의 제품들이 매력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완성이 안 된 반제품이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지만, 이보다 앞서는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의 문화 코드와 관련이 있다. 바로 소비자가 스스로 만들어 완성하는 즐거움과 제품의 간결한 디자인 컨셉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북유럽 스칸디나비아풍의 간결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다가 점차 마니아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 시절의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한다. 당시에 필자가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 이런 유사한 제품들을 몇 종류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었는데, 전시장에 진열된 제품들을 보면 퍽 세련되고 기능성도 좋았다. 출시 초기에는 제법 팔렸다.
그러나 바로 얼마 뒤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AS 요청이 폭증한 것이다. 품질이 문제였을까? 아니었다. 이런 제품을 써본 적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조립을 하다가 제품을 망가뜨려서 이를 고쳐달라는 요청이 폭증한 것이었다. 당시 한국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선호하는 리빙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던 이 회사의 RTA 제품들은 그림으로 된 자세한 매뉴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립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회사에서는 이 어이없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당시로서는 이러한 조립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상당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가이드를 해 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많은 고민과 실랑이 끝에 결국은 망가진 제품을 교환해 주는 한편, 새로 사는 고객 중 직접 가져가는 고객들에게는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거나 가급적 매장에서 조립된 제품을 차에 실어주고, 배송 주문하는 고객들에게는 물류센터에서 반조립 과정을 마친 후 배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케아 매장 내부

 

고치고 만드는 재미를 모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제품의 매력들 중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이하는 것처럼 제품을 스스로 완성하면서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적 즐거움이다. 워낙 가정적이고 스스로 만들거나 고치는 것이 많은 유럽 문화에서는 이는 보편화된 일상이다. 그러나 문화적 기반이 그렇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중요한 경험적 매력을 포기한 채 물건 자체만을 달랑 사가게 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도대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를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에서 찾는다. 필자가 남녀간의 성역할을 고정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망치질을 하거나 무거운 자재를 다루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한국 남자는 집에서는 일을 잘 안하는 유교적 관습에 길들여져 있었고, OECD 국가 중 가장 일을 많이 한다는 우리네 가장들은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직장생활에 치어서 집에서는 손하나 까딱 안하려는 경향이 많았다(필자는 단지 현상을 설명하려고 할 뿐 이러한 관습을 합리화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밝힌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필자가 언급하는 이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었다. 그 때만 해도 설령 매장에 가서 부부가 같이 이런 RTA 제품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정작 배송을 받을 때는 주부가 혼자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남편이 받건 부인이 받건 무관하게 아무튼 이러한 제품의 조립조차도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았음이 여실히 증명된 씁쓸한 결과였다. 


섣불리 진출했다 2년만에 철수한 A사의 경우 
이런 문화적 특징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필자가 알기로 이케아는 한국이 눈에 띄게 경제가 성장했던 80년대부터 한국시장을 눈여겨보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정작 이 회사가 한국에 진출한 시기는 그로부터 무려 30여년이 지난 후였다. 이 회사는 현재 2개의 초대형 매장을 조만간 지방에 추가로 낼 준비를 하고 있고, 향후 몇 년 이내에 또다시 2개의 매장을 낼 계획이라는데, 처음 진출한 이후 이토록 엄청난 속도를 내는 이 회사가 정착 첫 매장을 내기까지 왜 그리도 오랜 시간을 지체했던 것일까?
필자는 이 또한 이 회사가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면서 그때가 적절한 시기가 아니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증명한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이케아가 이리도 오래 뜸을 들이는 동안 먼저 한국시장에 들어와서 대형 시행착오를 하고 결국은 철수한 회사가 있었던 것이다(굳이 이 회사의 이름을 들지는 않겠다. A사라고 칭하기로 하자).
약간은 생소한 이름이었던 이 A사는 당시 국내 유통 대기업과 손잡고 엄청나게 큰 매장을 차려서 야심차게 우리나라에 진출했다. 이 A사 또한 각종 공구와 자재 등 주거생활과 관련된 거의 모든 제품을 총망라해 판매하는 업체였는데, 말하자면 DIY를 위한 거의 모든 것을 다 파는 회사였다. 당시 한국에는 이런 문화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지만 캠페인을 열심히 하면 한국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2005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 회사는 결국 2년을 버티다가 철수를 결정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조만간 한국 진출을 목표로 진지하게 시장조사를 진행하던 이케아마저 적정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하고는 그로부터 무려 7년의 세월을 더 관망한 후 한국에 진출하게 되었다. A사가 실패하고 떠난 것은 무엇이 원인이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현상과 원인이 도대체 자전거와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A사는 실패하고 이케아는 성공했는데 
먼저 이 업체들의 흥망의 원인을 이야기해 보겠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이 유럽처럼 스스로 만들고 고치는 것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먼저 이 회사의 주력제품들을 보면 가구 자체보다는 각종 자재와 공구류 등이 월등히 많았는데, 이는 DIY 문화가 활성화된 시장에 보다 적합한 품목 구성이다. 이곳에는 자전거를 스스로 수리할 수 있는 마니아들이 가보면 좋아할만한 제품들이 너무나 많다(자전거를 많이 타는 남자들은 이런 멋진 도구들을 발견하면 저절로 눈빛이 반짝거리면서 마눌님 몰래 살 궁리를 하지 않는가). 온갖 종류의 공구들이며 각종 자재들이 마당이나 차고에 있고,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주말 여가시간을 기꺼이 지불할 마음이 있는 남자들에게 이곳은 아주 매력적인 놀이터와 같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러한 DIY 문화가 전혀 무르익지 않은 시점이었다. 당시 이 A사를 관찰했던 업계 사람들의 눈에는 이 회사가 무언가 준비운동 없이 바로 본게임에 들어간 듯이 보였다.
결국 A사는 한국시장에 정착하지 못했고 철수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7년 후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했다. 배송서비스 없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A사와 동일했지만, 이 회사의 주력 제품군은 모두 RTA 방식이기는 하지만 가구와 생활용품이었다(철수한 회사가 한국문화를 바꾸기 위해 시도했던 많은 노력들이 이케아에는 고마운 밑거름도 되었을 것이다). 마치 집안을 옮겨다 놓은 듯한 너무나 세련되고 예쁜 전시장을 꾸며 놓았는데, 한국 회사들과 달리 몇가지 위험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에 잘 정착했을 뿐 아니라 일종의 팬덤 현상까지 낳았다. 올해는 온라인 판매와 배송 서비스까지 새로 추가했는데, 아마 이 회사로서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시도인 듯하다.
청소년 자녀가 있고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 입점한 2호점을 위해서는 유럽과 달리 제품의 규격과 재단, 포장까지도 우리나라 주거환경에 맞게 새로 변경했다고 한다. 결국 자신들의 문화코드를 절대적으로 고수하던 콧대 높은 이 회사도 한국시장에서는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 맞게 순응을 시도하는 듯 보인다. 이렇듯 라이프스타일이란 엄청난 노력을 들여도 인위적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고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작업이다. 이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한 사회의 ‘문화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케아 매장 입구에 비치된 연필과 줄자

 

침체된 자전거시장도 DIY 꺼리는 문화가 일조 
가구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일종의 문화행동이다. 레저용이 아니라 출퇴근용으로 타는 경우에도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선택했다는 것은 비용절감의 목적 외에도 이를 통해 만족을 얻고자 하는 일종의 문화심리적 의사결정의 결과인 것이다.
서비스 기대수준이 매우 높기로 소문난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건을 스스로 만들고 고치는 비중이 매우 낮은 편인데 이는 자전거의 저변과 그 시장을 넓히는데 큰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도로 인프라의 증가가 자동차의 증가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 확실한데, 유럽이 그랬던 것처럼 대중교통과 함께 자전거는 그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생활 저변에 자전거가 보다 가까이 있어야만 한다.
요즘 전방위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자전거 판매점도 이전보다 줄어드는 모양이다. 정작 소비자 입장에서는 펑크 난 자전거 튜브 하나 갈기도 그리 쉽지 않다. 대다수는 잘 할 줄도 모르거니와 수리 자재도 여기저기 보편적으로 파는 것도 아니어서 자전거 전문점에 가더라도 부품만 사기보다는 기왕 얼마 더 주고 갈아 달라고 하는 것이 우리네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꾸만 소비자에게 스스로 하자고 독려하면 어쩌면 업계에 있는 분들은 필자를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모든 일은 요건이 다 맞아야 비로소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지만, 그래도 많이 늦기는 했어도 지자체들이 자전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는 이 마당에, 또 정말 피부로 와 닿지는 않지만 여가시간이 늘어난다고 하는 이 마당에, 또 아직은 스스로 고치고 만드는 문화가 확산되지 못했다지만 이 또한 세계화된 젊은 세대들이 어쩌면 바꿔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즐거운 자전거 세상이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한겨울이다. 자전거를 타기에는 좀 춥다. 마니아들처럼 날마다 타지 못할 거라면, 분해 조립까지는 아니더라도 잘 닦고 관리하면서 꽃피는 봄을 기다리자. 새해를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면서, 국토종주는 못할지언정 자전거를 타며 뱃살 줄이는 목표도 함께 담아보면 어떨까? 자전거생활 통권 200호 발행을 축하하며 두 바퀴와 함께 더 행복해지는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자전거생활  bicycle_li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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