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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숨겨진 비경, 미지의 섬 팔라완현실의 지상낙원이 여기일까

현실의 지상낙원이 여기일까
필리핀의 숨겨진 비경, 미지의 섬 팔라완


필리핀 남서부에 자리한 팔라완은 길이 400km의 기나긴 열대 섬이다. 중심부의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북단의 엘니도까지 장장 325km에 이르는 투어에 나섰다. 그림 같은 비치와 야자수 숲, 정글을 지나며 비경의 지상낙원을 실감한다. 편안하고 세련된 리조트와 에메랄드빛 바다에서의 편안한 휴식도 꿀 같은 시간이다

팔라완 섬 최북단 도시 엘니도의 ‘타팍 비치 파크’ 앞 해변 라이딩. 밀림과 백사장, 갯벌이 삼중으로 맞닿아 경관이 풍성하다

 

▶ 일시  2019년 2월 18~26일(8박9일)
 ▶ 거리  325km

 ▶ 코스  푸에르토 프린세사~록사스~타이타이~엘니도


보홀에 이어 두 번째 필리핀 자전거여행지로 고른 곳은 팔라완(Palawan)이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알려진 세부, 보라카이처럼 이미 관광지화된 곳과 달리 ‘필리핀 최후의 개척지’, ‘숨겨진 지상낙원’이라고도 불리는 팔라완은 천혜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필리핀 제도 서남단에 자리한 팔라완은 본도에서 다소 떨어진 지리적 요인으로 아직도 자연 그대로의 멋이 가득 차 있다. 팔라완은 길이 약 400km, 평균너비 약 40km의 가늘고 긴 모양으로 필리핀에서 5번째로 큰 섬이다. 
팔라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 10여개의 아름다운 무인도를 경험할 수 있는 혼다베이 호핑투어 및 다양한 해양스포츠와 즐길거리로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본섬의 북동쪽에 위치한 코론 섬을 중심으로 해양스포츠가 발달되어 청정자연 속에서 다이빙, 스노클링, 호핑투어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팔라완이 제격이다.


고요한 이국의 밤
인천~팔라완 노선은 현재 필리핀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운항하며, 푸에르토 프린세사 국제공항으로 도착한다. 자정을 넘겨 새벽 1시에 공항 출국장으로 나오니 캄캄한 밤이다. 인적 없는 쓸쓸한 공항을 벗어나 서둘러 인근의 리조트로 이동한다. 숙소는 공항에서 가까운 팔라완 씨뷰 리조트(Palawan Seaview Resort)로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라 방갈로가 있는 룸으로 잡았다.
짐을 풀고 방갈로에서 잠시라도 쪽잠을 청해 보지만, 왠지 잠이 오지 않는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별들이 반짝이고, 방갈로의 차분한 불빛 사이로 해변가에는 연인들의 속삭임이 귀를 쫑긋거리게 한다. 고요가 깊게 스며든 바닷가 리조트의 밤풍경은 끝내 이방인의 잠을 못 이루게 한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공항 인근에 있는 ‘팔라완 씨뷰 리조트’에서 출발하기 직전 단체 사진

 

1일차  폭염 속의 험난한 여정
밤새 뜬눈으로 지새우고 새벽을 맞이한다. 여명이 밝아오자 동쪽 하늘로 붉은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고 잔잔한 파도소리와 요란하게 지저귀는 새소리에 아침을 맞는다.
이번 투어는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출발해 팔라완 최북단 엘니도까지 5일간 총 325km를 달려야 하는 일정이다. 하루 평균 65km로 짧은 거리지만 남국의 열대에서 이 거리도 매우 힘든 코스였음을 곧 실감하게 된다.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는 팔라완 섬 중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팔라완의 주도(州都)이다.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고 차량과 트라이시클이 많은 탓인지 간혹 교통체증도 있다. 엘니도로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밴과 지푸니가 수없이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
숨쉬기조차 힘든 찌는 듯한 폭염에 숨은 헐떡거리고, 흘러내리는 땀으로 가는 길 내내 심한 갈증으로 길가의 구멍가게에서 물을 보충하기 바쁘다. 
팔라완 씨뷰 리조트에서 혼다만을 돌아 62km를 달려 도착한 아스토리아 팔라완 리조트(Astoria Palawan Resort)는 한적한 바닷가에 있다. 한국인이 자주 찾는 이 리조트는 시설도 좋고 야외 풀장을 갖추고 있으며, 직원들이 모두 친절해 최상급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았다.

메인 도로에서 벗어나 야자수 숲을 누벼본다. 길도 흥미롭고 그늘이 져서 그나마 시원하다

 

2일차  그늘 짙은 야자수 숲을 지나
오늘 라이딩은 비교적 짧게 잡았다. 약 50km 코스로 록사스 지역의 아담한 바닷가에 위치한 피스 앤 러브 비치클럽(Peace & Love Beach Club)이 목적지다. 코스는 대체로 아름다운 해안가를 달리다가 간간이 바닷가 야자수 숲에서 시원한 바람으로 땀을 식힐 수 있다.
약 41km를 달려 메인도로에서 벗어나 야자수 울창한 밀림지역으로 접어들어 9km를 가면 리조트가 나온다. 리조트 가는 길에는 두 개의 강을 건너는 나무다리가 인상적이다. 차량은 다닐 수 없는 오직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흔들다리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야자수 나무 숲길은 햇빛이 비치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여 달릴 때는 모두가 환호성이다. 바닷가와 바로 맞닿은 리조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이국적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열대 고목이 해안을 따라 숲을 이루고 간간이 쳐진 해먹에선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연인들의 모습에서 평온을 느낄 수 있다.
휴양지를 선호한다면 복잡한 도심보다는 에메랄드 빛 바다를 앞에 두고 새하얀 모래사장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그림 같은 리조트에서 종일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기다가 해 질 무렵에는 선셋을 보며 맥주 한 잔, 칵테일 한 잔 하는 분위기를 무척 좋아할 것 같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허술한 목교
열대 이국풍이 물씬한 야자수 숲길
록사스로 가는 출렁다리. 자전거가 지날 때마다 출렁거림이 심해 스릴이 넘친다

 

3일차  활기찬 도시 타이타이
오늘은 목적지 타이타이(Taytay)까지 총 99km로 이번 일정에서 가장 힘든 코스여서 걱정이 많이 된다. 폭염도 문제고 표고차가 200m나 되는 고개를 몇 개나 넘어야 해서 체력적으로 매우 부담스러운 여정이다.
리조트에서 록사스(Roxas) 번화가까지 20여km는 제법 한적한 구간이다. 정글을 지나고 강을 건너 해안가로 펼쳐진 코스는 누가 봐도 환상적이다. 이리저리 천혜의 자연을 맘껏 누비며 달리고 쉬다 보니 정오쯤에 록사스 최대 번화가에 들어선다.
록사스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남은 79km를 달릴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하다. 일행과 상의해 차량을 불러 점프를 하기로 합의를 본다. 차량으로 1시간 30분을 달려 타이타이로 가는 길은 산악지대로 오르내리막이 심한 고개를 몇 개나 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현명한 선택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팔라완의 천연 자연 속을 한참 동안 달려 타이타이에 도착하니 분위기가 제법 활기차다. 타이타이는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절 팔라완의 수도였던 도시다.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스페인의 흔적이 남아 있는 ‘푸에르자 데 산타 이사벨(Fuerza de Santa Isabel)’이라는 요새가 있다.
요새 인근 언덕에 오르면 레스토랑 겸 숙박시설인 ‘까사로사(Casa Rosa)’가 있는데, 요새와 항구가 잘 보여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독특한 위치 덕분에 조망을 보면서 서양 음식과 필리핀 음식을 두루 맛볼 수 있다.

타이타이 지역의 ‘푸에르자 데 산타 이사벨’이라는 스페인 요새. 스페인 군대가 해적과 외세의 침입에 대비해 1667년 만들었다고 한다

 

4일차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뛰노는 전원풍경
타이타이에서 엘니도(El nido)로 가는 길은 두갈래인데, 우완의 제법 한적한 산길 코스로 잡았다. 숙소 타픽 비치파크(Tapik Beach park)까지는 68.5km로 비교적 여유롭다.
산길로 접어들자 차창 밖으로 팔라완의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한적한 시골마을의 낮은 건물들과 정돈되지 않은 도로 때문인지 지방 소도시의 향기가 물씬 풍겨난다.
도로를 따라 양 옆으로 펼쳐진 넓은 초원에는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동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우리를 신기한 듯 따라붙고 손을 흔들며 밝게 웃음짓는다. 간간이 마주치는 아이들은 특별한 놀거리가 없이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소를 타고 놀기도 하고 해먹에 누워 쉬기도 한다. 눈만 마주쳐도 좋아하고 인사를 해주면 더 좋아한다. 아이들의 순수함에 나도 미소가 지어진다.
제법 마음에 들었던 숙소 타픽 비치파크는 바닷가에 있어 분위기가 아주 좋았지만,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샤워하는데 불편을 좀 겪었다.

다리가 없어 물길을 통과하기도 한다. 불편하지만 더위에 지쳐 한편 반갑기도 하다

 

5일차  다양한 자연 경관과 생태계
팔라완 최북단에 위치한 엘니도 지역을 돌아보는 일정이다. 타픽 비치파크에서 북쪽을 돌아 서쪽의 엘니도 메인 번화가로 가는 코스로 짧게는 42km, 길게는 56km가 있는데 일행이 오늘은 짧게 타고 호텔 바닷가에서 수영도 하며 유유자적 놀자고 제안한다.
엘니도는 팔라완 북부에 있으며 스페인어로 보금자리, 둥지를 뜻한다. 스페인 사람들이 이곳을 발견했을 당시 수많은 제비들이 섬 주위를 날아다닌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엘니도 해양보존구역은 미닐록 섬 근처에 있는데, 이 지역은 열대우림, 홍수림, 백사장, 산호초, 석회암 절벽 등 다양한 자연 경관과 생태계를 뽐낸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쥐가오리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류 중의 하나다. 계절에 따라서는 ‘두공’으로 알려진 해우를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밴이나 지푸니를 타고 5시간 넘게 걸리는 엘니도에 와서 다양한 해상스포츠를 즐긴다.  
엘니도 ‘포시즌 씨뷰 호텔(Four Seasons Seaview Hotel)’에 일찍 체크인을 하고 일행과 오후 내내 바닷가를 거닐거나 전용풀장에서 수영을 하며 맘껏 망중한을 즐겼다.
한적한 여유로움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원한다면 엘니도를 방문해야 한다. 더불어 아름다운 비치에서 만족스러운 휴식까지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엘니도 서쪽 해변에서 바라본 광활한 맹그로브 습지. 저 멀리 우뚝 솟은 이모리그 섬이 인상적이다

 

6일차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내 여정
엘니도에서 푸에르토 프린세사까지 밴을 타고 5시간 넘게 걸려 다시 팔라완 씨뷰리조트로 돌아와 오후 늦게 시내 라이딩에 나선다. 대형쇼핑몰 ‘로빈슨’과 푸에르토 프린세사의 메인 스트리트인 리잘 거리 등 반나절 정도 둘러볼 곳들이 있다.
베이워크 파크는 팔라완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해변이다. 관광객은 물론 푸에르토 프린세사 주민들도 즐겨찾는 핫 플레이스로 거리에 해산물 레스토랑이 줄지어 있다. 바닷가를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인적 없는 해변 산책과 리조트에서의 편안한 휴식은 꿀 같은 시간이다

 

7일차  3개 섬을 돌아다니는 호핑투어
팔라완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로 혼다베이 호핑투어 일정이다. 시내에서 가장 접근성 좋은 바다는 혼다베이로 차로 30분 거리다. 보통은 반나절에 3개의 섬을 들리고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식으로 진행된다.
호핑투어가 주로 이뤄지는 섬은 까우리·룰리·스타피쉬·스네이크·판단 섬으로 우리는 스타피쉬 섬, 룰리 섬, 까우리 섬을 둘러보았다. 스타피쉬 섬은 불가사리와 함께 흰 모래와 맑은 물로 유명하고, 룰리 섬은 썰물 때 해수면이 낮아져야 볼 수 있는 섬이다. 마지막으로 잘게 부서진 조개껍질의 고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카우리 섬에서 점심식사와 물놀이로 마무리하게 된다.
아름다운 해변과 산호초로 둘러싸인 혼다베이 주변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환상적인 해변을 끼고 야트막한 산호초와 함께 어우러져 수영, 스노클링, 잠수를 즐기기에 좋다. 
혼다베이의 호핑투어는 동남아 다른 지역에서 하는 호핑투어와는 좀 다르다. 배를 타고 바다 위 포인트를 옮겨 다니는 대신, 방카를 타고 서너 개 무인도를 순회하면서 스노클링과 수영을 즐기는 방식이다. 섬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취향에 맞게 가고 싶은 섬을 정하면 좋다


1768개의 섬이 있는 곳   
필리핀은 7100여개의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팔라완 제도에는 1768개의 섬이 있다. 팔라완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원시의 비경을 간직한 곳이 산재해 있다.
한적한 여유로움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원한다면 팔라완으로 자유여행을 계획해보자. 팔라완은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신비의 섬으로 다양한 동식물도 만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여행지다. 지하강 투어, 반딧불 투어, 호핑투어, 시티투어 등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도 가능하다. 더불어 아름다운 비치에서 만족스러운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엘니도 번화가 바로 앞에 멋진 해변이 있다. 물 맑고 입자가 고운 백사장이다
엘니도에서 차량으로 5시간반을 달려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돌아와 다음날 혼다베이에서 호핑투어를 즐겼다. 실로 파라다이스의 풍경이다

 

 

팔라완 갤러리

 


이윤기 이사  buleeb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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