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T DMZ 리그에 속한 팀 
스파이더와의 훈련 라이딩 그러나…

본격적인 시즌이 열렸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지만 안장  에서 열심히 페달링을 하다보면 추위 따위는 모두 잊을 수 있는 그런 계절이다. 기자는 본격적인 훈련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사실 연재를 시작한 지난 3개월 동안 자전거를 제대로 탄 날은 별로 없다). 조금씩 자전거를 타고 다이어트를 하면서 불어난 살도 줄어가고 있고, 페달링 감각도 점차 돌아오고 있다
글·사진 최웅섭 팀장

팀 스파이더
  

본격적으로 시즌이 열리는 3월이다. 기자는 3·1절을 맞아 훈련 겸 라이딩을 위해 지난번 ‘스마트모빌리티와 자전거의 대결’ 편에서 캐논데일 라이더로 도움을 주었던 팀 스파이더의 정춘 씨에게 연락했다. 정춘 씨는 팀 훈련 라이딩에 합류해도 되겠냐며 부탁하는 내게 흔쾌히 좋다고 답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MCT DMZ 리그에 등록된 팀의 훈련을 따라간다는 것은 자살행위에 불과하다. 또 기자가 거주하는 강서구에서 팔당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1시간반이 훌쩍 넘는 장거리다. 그래서 하루 전인 2월 28일 저녁, 월계역에 있는 지인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로 하고 라이딩에 동참했다. 

 

40㎞의 몸풀기 라이딩 
지인의 집이 있는 월계역까지는 안양천 오목교에서 출발해 반포대교를 건너 북단에서 중랑천을 타는 코스로 총 38.9㎞의 거리다. 조금 서둘러 퇴근한 뒤, 아직은 해가 지기전인 6시반 경 출발했다. 
확실히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연재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간간히 트레이너로 훈련을 했기 때문에 저질스러울 것까지는 없는 체력이 느껴졌다(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하지만 내일은 빠른 속도로 팀 스파이더의 페이스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오늘 무리하면 내일은 정말 답이 없을 것 같아 적절한 속도로 몸을 푸는 정도로 라이딩했다. 
 

 

안장통과 순백의 트렉 뒤를 따라  
하지만 그동안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안장통이었다. 안장이 아무리 엉덩이에 잘 맞고 간간이 트레이너로 훈련을 했다 한들, 필드에서는 자전거를 오랜 시간 타지 않았기에 엉덩이도 초기화 되어버린 상태였다. 결국 기자는 이번 라이딩에서 8㎞여를 남겨둔 상태에서 극심한 안장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게다가 시간은 벌써 8시에 임박해 추위가 엄습했다. 
결국 페이스를 낮추고 중간중간 허리를 펴주며 찌질한 라이딩을 이어가고 있던 중, 순백의 트렉 마돈 프로젝트 원이 내 옆을 쌩하니 지나쳐 갔다. 기자는 순간 아니 이게 웬 떡이냐 하며 뒤에 바짝 붙어 피를 빨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선생님! 뒤에 좀 붙겠습니다!”라고 특별히 예의를 듬뿍 첨가한 멘트를 외쳐주었다. 하지만 그 순백의 트렉은 뒤를 힐끔 쳐다보더니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 시선이 불안한 것이, 누군가 뒤에 붙는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인 것 같았다. 그러더니 아우터를 걸고는 고삐 풀린 경주마 마냥 튀어나갔다. 그냥 봐도 시속 40㎞ 중반은 훌쩍 넘을 것 같은 속도로 내닫는 뒷모습을 바라만 보면서 기자는 턱까지 오른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는, “야, 이 치사한 놈아! 그래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겠냐?!” 라고 외쳤지만 시선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기자는, ‘나는 나중에 절대 저러지 말자. 모든 죽어가는 라이더들을 사랑해야겠다(feat. 윤동주)’ 라며 속으로 꼴값을 한번 떨어준 후, 월계역에 도착했다.

 

스파이더팀과의 아주 짧디 잛은 라이딩. 페이스가 높아 겨우내 놀았던 기자는 헉헉대기 바빴다
 

팀 스파이더와의 첫 만남  
다음날 아침 기자는 서둘러 자전거를 가지고 경의중앙선 전철에 탑승했다. 오늘 예정된 코스는 쁘띠프랑스를 거쳐 호명산으로 가는 일정. 오늘 팀 스파이더는 훈련조와 샤방조를 나누어 훈련조는 반미니(반포미니스탑 편의점)부터 라이딩을 시작했고, 샤방조는 10시경 팔당역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팔당역에 도착하니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서, 팀원들과 의견을 조율해 팔당에서 남산까지 라이딩 하는 것으로 코스는 변경되었다. 팀원들은 열댓명 가량으로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훈련에 참가했다. 

 

터져버린 체인  
팔당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바로 자전거에 올랐다. 기자는 대열의 중간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겠노라며 앞선 일행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팔당역에서 자전거도로로 진입하자마자 일행의 페이스는 시속 35㎞ 전후로 크게 올라가기 시작했고 기자는 따라가기 급급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하지만 어제 적당히 몸을 풀어준 탓인지 점차 대열과 속도에 적응이 되어가기 시작했고, 이대로라면 남산 초입까지는 무리 없이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착각이었다). 
라이딩을 시작한 지 10분이 지나 덕소역 부근에 도달해 갈 즈음, 평소 같지 않게 아우터에 체인을 걸고 주행하던 기자의 자전거에서 무언가 탕! 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페달링을 멈추고 바로 자전거를 세웠다. 원인은 체인이 터져버린 것. 분명 정비는 잘 되어있었는데 장시간 변속하지 않고 방치한 자전거의 변속케이블이 미세하게 늘어났던지 앞 디레일러가 살짝 틀어져 있었던지 여러 가지 원인이 존재할 것이다. 
결국 기자는 체인을 수리하기 위해 근처 자전거샵을 찾았고, 오늘 나와 함께 해주기로 한 정춘 씨는 나를 위해 뒤에 남아 주었다. 다행히 자전거샵은 가까운 곳에 있었고, 체인까지 교체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 같아 터진 부위만 체인링크로 교체한 후 정춘 씨와 함께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근처 자전거샵에 들러 급하게 손상된 마디만 체인링크로 교체했다
  
고작 10분여가 흘러 체인이 터져버린 기자의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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