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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와 함께 하는 자전거여행의 포인트

어린아이와 함께 하는 자전거여행의 포인트

하루 20~30km가 적당아이 페이스에 모든 걸 맞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전거여행이란 집안이나 도시에서는 접하기 힘들고 감각을 자극하는 자연 속을 달리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이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주 좋은 교육이다. 1살짜리 아기도 주변 환경에 놀랄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양한 표현을 한다. 그런 경험을 부모와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족 자전거여행은 의미가 크다 
글·사진 오영준 (자전거 여행가, 일본 거주)

 

 

지난호에는 어린아이와의 여행을 위한 자전거 선택을 알아 보았다. 이번에는 아이와의 자전거 여행을 하며 신경써야 할 점을 말하기에 앞서, 조금 순서가 틀렸지만 아이와의 자전거 여행이 정말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얻을 수 있는 의미에 비해 위험이 크지는 않은지를 먼저 생각해 보겠다.


1. 어린아이와의 자전거 여행이 아이에게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어린아이의 기억력은 매우 제한적으로 성인이 되면 대부분 어렸을 때의 기억을 잊어버리게 된다. 기억을 하더라도 매우 단편적인 것만 기억할 뿐으로 3~4세 이상은 되어야 기억력이 점점 늘어난다. 성인이 되어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어린아이를 하루 종일 자전거 시트에 묶어놓고 교통사고나 감기에 걸릴 수 있는 가혹한 환경에 노출시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인가 의문점을 가지게 될 수 있다. 그럴 바에는 안전하고 따뜻한 집에서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같이 책을 읽어주는 것이 정서발달에 더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자전거여행이란 집안이나 도시에서는 접하기 힘든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자연 속을 달리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이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주 좋은 교육이다. 자전거여행에 어떤 목적을 갖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만 해도 아이들은 그 경험을 흡수해 자신의 경험으로 만들 수 있다.
설령 1살짜리 아기라도 어른이 놀랄 정도로 바람, 햇살, 자연의 소음, 자전거의 진동, 낮선 마을의 음식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양한 표현을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경험을 사랑하는 부모와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전거여행은 의미가 크지 않나 생각한다.  


요즘의 한국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과의 캠핑에 많이 심취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가족과의 캠핑 붐은 일본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사회현상으로 지금도 가족과의 캠핑은 일본에서 아주 일상화된 주말을 보내는 방법 중의 하나다.


아이를 하나밖에 낳지 않는 가정환경과 경제사정 때문에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족 간에 대화를 할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은 부모에게 심리적 압박이 되어간다. 그러한 상황을 주말에 해소하면서 장비 갖추기를 좋아하는 한국의 아버지들이 심취하기 좋은 주말활동이 캠핑인 것 같다. 캠핑이 캠핑장에 가서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자전거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 정도 외에는 서로 일맥상통하는 것 아닐까? 캠핑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한 지금의 현실을 보며 가족과의 자전거여행도 자연스럽게 발전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2. 어린아이에게 위험한 여행은 아닌가.
한국의 자전거 문화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자전거도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으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문화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난 자전거 인구에 비해 체계적인 자전거 예절교육과 교통법규 준수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자동차 중심으로 급격하게 발전한 도로환경은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그다지 좋은 환경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심심치 않게 들리는 자전거 사고 소식을 들으면 내 귀중한 자식을 그러한 환경 속에 데려간다는 것이 크나큰 모험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자전거여행이 크나큰 모험이라고 불릴 정도로 도시의 일상생활이 안전한지 한번 비교해보고 싶다.


절대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집안에서도 아이들은 신축 아파트의 자재가 내뿜는 유독가스에 노출되어 아토피에 걸리곤 한다. 집안에 넘쳐나는 여러 물건과 부딪쳐서 생기는 사고와 도심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교통사고와 비교해 볼 때 잘 준비되고 계속 부모의 보호 아래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특별히 위험에 크게 노출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잘 준비된 자전거여행은 도심지에서 끄는 유모차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이란 항상 두근거리는 일이다.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자전거여행 출발지로 향하는 페리 안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집에서는 절대 경험하지 못할 자극이다

3. 여행을 한다면 몇 살부터 할 수 있겠는가.
경제성장에 따라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지금, 옛날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태어난 지 1년도 안된 아기와의 여행을 즐기는 젊은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의 성장과 안전에 도움이 안된다고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기성세대와, 그러한 시선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부모가 즐기면 아기도 즐긴다는 신세대의 의견이 종종 충돌하는 이야기를 듣는 현재의 과도기적 상황에서도 어린아이와의 자전거여행은 그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될 수 있다.


1번에서 약간 언급한 대로 어린아이의 적응력은 놀라울 정도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어떠한 아이라도 주위 환경에 쉽게 적응하며 그 경험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걱정되는 것은 아이의 건강과 적응력이 아니라 부모의 믿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체적으로 자전거여행을 견딜 수 있는 연령이라면 목을 가눌 수 있고 두개골이 자리를 잡아가는 만 1세 이후라면 큰 문제없이 비교적 잘 표장된 길을 여행할 수 있다고 경험자들은 이야기 한다. 


자전거의 진동에 따른 문제는 유럽의 선진국에서도 아직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아기를 위해 서스펜션이 장착된 값비싼 트레일러를 구입하고 있다. 충분한 쿠션과 아이에게 맞는 헬멧을 구입한다면 다음은 아이의 컨디션과 페이스에 따라 부모가 맞추어 가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기용 헬멧은 제작사가 흔치 않은데, 미국의 넛케이스(nutcase)나 일본의 여러 중소기업 제품이 나와 있다.


미국의 예로서는 생후 6주된 아기와 여행을 즐기는 가족도 있으며 우리집에 방문했던 세계 여행자는 생후 8개월, 필자는 만 1살 반 때부터 작은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고 있다.
도시에 살면서 여러분이 지하철이나 버스, 자동차를 이용해 아이를 데리고 움직일 때 아이가 크게 힘들어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하면 좋겠다. 외출하기 꺼려하는 것은 작은 아기가 아니라 그 뒤를 돌봐야할 피곤한 부모가 아닐까.

 

 

 

01 짐 적재량의 60~70%만을 이용하고 30% 정도의 여유공간을 남겨둔다.

이는 아이와의 자전거여행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자전거여행에 적용되는 사항이다. 여유공간은 여행중에 필요한 음식과 간식, 음료를 준비하는데 이용되며, 아이들과 여행할 때는 어른에 비해 음식이 상당히 중요하다.

02 다양한 날씨변화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양털로 된 옷을 준비한다. 
비에 젖은 옷을 입은 아이의 체온은 어른보다 상당히 빨리 변화한다. 많은 옷을 챙길 수 없는 자전거여행에서 많은 이들이 등산용 고어텍스 외투와 함께 필수적으로 준비하는 장비다. 그 외에는 평소 아이가 사용하는 물건을 채워 넣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가방이 꽉 차게 된다.

필자는 솔직히 캠핑이 익숙지 않다. 아이 물건을 준비하고 남는 공간에 부모가 사용할 물건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짐이 한가득인데 여기에 캠핑장비까지 준비하는 해외 자전거 여행자들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끼곤 한다. 필자의 캠핑장비는 텐트, 침낭, 코펠과 버너, 나이프 한개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짐이 된다.

 

 

01 아이와의 여행은 모험이 아니다. 목표를 설정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여행의 페이스를 맞춘다. 
성인이 되어서 자전거여행을 하면 하루단위의 목표를 세우게 된다. 무엇을 해야 한다, 얼마만큼의 거리를 가야한다, 어디에 머물러야 한다 등등. 아이들은 그런 목표달성을 위한 집중력과 인내에 익숙지 않다. 그보다는 흥미를 가질만한 것을 찾아내는데 더욱 적극적이며 그러한 것을 아이가 발견하면 바로 자전거를 멈추고 아이에게 일정을 맞춰준다. 설사 그것이 출발 10분 후라도 마찬가지다.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자전거여행을 해서 부모와 아이의 사이가 가까워졌다’라고 만족하는 정도의 목표가 현실적이다.

02 하루에 달릴 수 있는 여행거리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페이스를 맞춰주더라도 그날 체류할 곳까지의 거리는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 자전거여행이다. 아이들의 체력에 관계없이 처음 자전거여행은 하루 20km를 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4~5세 정도의 아이라도 하루 30~35km가 적당한 거리라고 많은 경험자들이 이야기한다.
아이가 깨어 있을 때는 최대한 천천히 달리며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발견하는 기회를 주도록 하고, 아이가 잠들었을 때 최대한 목표거리를 줄이도록 노력한다. 다르게 말하면 아이가 잠들었을 때는 먹을 곳을 만나 멈추는 것 외에는 깨우지 않는 것이 좋다.

 

03 아이스크림 표지판은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먹는 것은 자전거여행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아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한데 평소 간식을 많이 조절하는 집안이라고 해도 여행중에는 계속적으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맛있는 음식과 간식은 아이들에게 만족감과 안정감을 주며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특히 길거리에서 사먹는 음식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이며 좋은 재미거리다.

 

04 달리는 도중에 아이의 손에 닿을 수 있는 간식과 음료수 주머니를 만들어 준다. 
4번에서 말한 대로 평소생활보다 많은 음식물을 준비하되 아이 자신이 직접 먹을 수 있게 주머니나 가방을 만들고 음식을 넣어두면 아이는 자전거여행을 더욱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 주머니를 여행중에 발견한 여러 물건들로 채워 자신의 세계로 만들어가는 신기한 경험도 하게 될 것이다.

 

05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는다. 부모는 그 기회만을 제공하면 된다.
산길을 달리다가 강가를 달리고, 마을 시장 안을 통과하는 코스를 짠다. 그리고 아이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주머니를 만들어 준다. 자전거는 속도가 느리므로 아이가 주위를 둘러보고 흥미를 가질만한 여유를 제공한다. 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만나는 모든 것은 그 아이의 경험으로 가지고 오게 된다. 나중에 집안에 장식할 수 있게 무언가를 가지고 올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06 여행중의 생활패턴을 만들어서 지킨다.
여행중이라고 생활패턴이 들쑥날쑥 하면 아이는 불안감을 가지기 쉽다. 몇시에 일어나 이빨을 닦고 아침을 먹고, 몇시에 출발하며 몇시에 밥을 먹고 몇시에 그날 여행을 멈추는지 일정을 만들어 가능하면 지키도록 노력한다. 자전거로 달리는 중에 정기적으로 시간을 알려주거나 거리계를 아이가 볼 수 있는 곳에 비치하면 아이는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고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07 종이지도와 나침반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과거의 여행과 달리 아날로그적인 종이지도와 나침반은 현대의 여행자에게 멸시받고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대치되고 있다. 하지만 지도와 나침반은 부모와 아이가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다. 지도를 보며 자신이 있는 곳을 주지시키고 앞으로의 코스를 아이가 생각하게 한다.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는 마을을 아이 자신이 체크하게 만들어 주거나, 바르게 가고 있는 것인지 나침반을 보면서 확인하게 하는 것은 지각발달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지도는 여행이 끝나고 사진과 함께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08 여행중인 지역의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전거여행은 가족간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지만 생전 처음 보는 타인과의 교류를 시작하는 데도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 아이들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언어의 소통에 큰 문제없이 금방 어울려 놀 수 있는 친화력이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 지역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방문하는 기회를 갖는다.

 

09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 
아무리 쉽고 간단한 여행이라도 아이들은 어른보다 쉽게 지치고 쉽게 감기에 걸린다. 자전거여행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예상외의 상황에 닥치는 경우가 많다. 절대적으로 날씨가 좋다고 해도 비올 때를 대비해 비옷과 비바람 막이를 준비해야 한다. 8월 한여름이라도 예상치 않은 야간 라이딩에 대비해 아이들에게 두툼한 옷을 입힐 준비를 해야 한다. 아이들이 쉽게 걸리는 한여름 감기에 당신이 1년간 준비한 여름휴가가 단번에 날아갈 수 있다.

 

10 이 많은 준비가 한순간에 날아가도 낙담하지 않는다.
부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순간의 변덕과 짜증으로 인해 모든 여행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를 몰라주는 아이를 원망하지 마시길. 원래 자전거여행이란 돌발적인 사고의 연속이며 그것을 즐겨야 하는 것이 바로 진짜 여행이다. 하물며 어린이란 변수가 표함되었으니 제대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한번의 실패에 낙담 말고 원인을 분석해서 다음을 준비하자. 언젠가 찾아올 자전거를 탄 아이의 한순간의 웃음이 모든 피로를 잊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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