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017 대만 타이베이 사이클쇼

역시 E-bike가 대세, 전기 로드와 전기 MTB 대거 등장
올해 타이베이 사이클쇼는 3월 21일 데모데이로 그 막을 열어 25일까지 열렸다. 해마다 3월에 열어온 관례를 깨고 내년부터는 10월에 개최한다는 빅뉴스가 발표되었고, 차이잉원 대만 총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하지만 세계적인 자전거시장의 불황의 여파로 전시내용은 다소 위축된 인상을 주었다. 전기자전거는 움츠러든 시장의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글·사진 최웅섭 팀장, 유병훈 기자

 

대만은 ‘세계의 자전거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자전거 산업이 활발한 나라다. 그만큼 대만 자전거 산업의 위상은 세계적으로 높고, 바이크쇼 또한 그 명성을 함께 한다. 타이베이 사이클쇼는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이 신제품과 신기술로 각축전을 벌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 브랜드들은 바이크쇼 보다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하우스쇼, 혹은 온라인을 통해 신제품을 소개하는 일이 많아졌고, 바이크쇼는 상대적으로 그 인기가 다소 시들었다고 하는 평가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변화와 위기를 절감한 타이베이 쇼는 그 변화에 발 맞추고 또 최고의 바이크쇼로 재도약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개최일자를 10월말로 변경한다는 중대한 발표를 했다. 타이베이쇼는 줄곧 3월에 열려 왔으며 올해도 3월 21일 데모데이를 시작으로 25일까지 5일간 열렸다. 봄 타이베이쇼는 올해로 끝인 셈이다.


타이베이쇼 내년부터 10월 말 개최
독일 유로바이크, 미국 인터바이크, 중국 차이나바이크와 함께 세계 4대 바이크쇼 중 하나인 타이베이쇼가 그동안 유지해왔던 개최시기를 완전히 옮긴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파장을 예고한다. 이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은 차이나바이크(5월 상해)를 제외하면 모든 바이크쇼가 하반기에 집중된다.
타이베이쇼가 이런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각 제조사들의 생태계가 종전과 판이하게 변한 것과 맥락을 함께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유명 제조사들은 바이크쇼가 아닌 자신들만의 하우스쇼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다, 그 시기 또한 하반기에 집중되어 있어 타이베이쇼에서 최대한 많은 신제품을 공개하려는 목적이다. 실제 자이언트와 메리다 같은 메이저 브랜드와 다수의 브랜드들이 대만 태생이기도 하고,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역시 제조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타이베이쇼만의 매력이어서 내년부터는 다양한 신제품을 타이베이쇼에서 대거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유로바이크쇼, 인터바이크쇼와 경합하는 다분화 체제에서 타이베이쇼의 위치를 세계에 다시 한번 공고히 하기 위한 것도 그 이유다. 사실상 4대 바이크쇼에 참가를 고려하는 소규모 업체라면 3곳 중 한곳을 선택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지만, 내년부터 벌어질 3파전은 벌써부터 업계관계자들의 흥을 돋우고 있다. 유로바이크는 매년 8월 말, 인터바이크는 9월 중순에 개최된다.
다분히 공격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발표가 향후 세계시장에서 대만 자전거산업의 영향력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자못 흥미롭다. 

차이잉원 대만 총리, 전시장 찾아 격려
타이베이 시청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난강 전시장은 매년 타이베이쇼가 열리는 곳이다. 올해는 총 14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22일 직접 전시장을 찾은 차이잉원 대만 총리는 “대만 자전거 산업은 주로 수출에 의존하는데, 2016년 약 25%에 달하는 수출 감소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대만의 자전거 관련 기술이 나날이 발전함에 따라 단가는 올라가서 고급자전거로 인정받게 된 한 해이기도 했다”고 작년 시장을 평가했다. 차이잉원 총리는 “대만은 작년 세계 2위의 자전거 생산량을 달성했다. 세계적으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대만 자전거 산업은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 하다” 며 지속적으로 자전거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2018년부터 타이베이 사이클쇼는 10월말에 개최된다
타이베이 사이클 축사를 전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리


2017 TAIPE D&I award

이번 타이베이쇼에서도 어김없이 D&I 어워드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이번 수상 작품들의 선정은 iF 디자인 아시아에서 맡았으며 16개국에서 154점의 제품이 심사대에 올라 57점의 제품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그중에서도 7개 제품은 골드어워드를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수상 제품들은 전시기간 내내 1층 로비에 마련된 D&I 어워드 구역에서 타이베이쇼에 입장하는 사람들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골드어워드를 수상한 X-mini 푸시 바이크는 작은 삼각형으로 접히는 어린이용 밸런스 바이크다. 매우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빌트인 레버 스루액슬은 평상시에 레버가 액슬 안쪽에 숨어 있다가 사용할 때만 꺼내 액슬을 돌릴 수 있는 디자인으로 골드어워드를 수상했다


링카 락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자전거 장착형 잠금장치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를 통해 연동된 링카는 사용자가 자전거에 다가가면 자동으로 잠금이 풀리고 사용자 이외에 자전거에 충격을 가하면 경보가 울린다. 도난시에는 GPS를 이용한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골드어워드 영 엔터프라이즈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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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어워드를 수상한 수상자들과 TAITRA 월터 대표(좌측에서 다섯번째)

    


다양한 컨퍼런스의 중심테마는 E-bike
전시회와 동시에 23일에는 다양한 주제의 컨퍼런스도 열렸다. 컨퍼런스의 중심은 바로 전기자전거였다. 기자는 전기자전거 디자인의 변화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전기자전거가 발전해  갈 것인지를 알아보는 컨퍼런스에 참가했는데, 아이디베를린(IDberlin)의 설립자 노버트 할러(Norbert Haller)가 발표를 맡았다. 노버트는 전기자전거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심각해지는 교통체증과 그로인한 주차공간 부족, 친환경적 생각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로의 변화, 연료 가격의 상승, 전기 모빌리티의 이미지 변화를 들었다.
전기자전거의 변천사에 대해서는, 1세대는 단순히 자전거에 전기적 장치를 부착하고 그것을 가렸다면 현재의 2세대는 점차 전기 구동부가 기존의 자전거 안으로 숨어들어 가고 있고, 앞으로의 3세대 전기자전거는 전동부품과 기존의 자전거가 완전히 융합된 형태로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기자전거 분야는 더 다양하게 세분화 되어 카고바이크와 전기스쿠터, 전기자전거, 소형 전기차, 고성능 전기자전거 등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며 구조나 재료의 개발과 새로운 표준의 제시, 디지털 시스템의 간결한 통합이 혁신의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자전거 디자인에 관한 노버트의 발표 다음에는 영국자전거협회의 전 협회장이자 현재도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비커톤(Mark Bickerton)이 영국 자전거시장의 평가와 전망 그리고 영국 자전거시장 진출에 관해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발표에서 영국 자전거협회가 영국 자전거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소개했는데, 그중에서도 기자는 자전거 협회가 적극적으로 정부를 압박하며 자전거 인프라를 확장시키고 정책을 제안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는 데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활동이 좀 더 활발해 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PT를 이어가는 ID베를린의 창립자 노버트 할러 
영국 자전거협회의 활동에 대해서 설명하는 마크 비커톤

 

3㎞에 달하는 시승코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이목을 끈 것은 총 3㎞ 길이의 시승코스라고 할 수 있다. 강변에 위치한 데모데이 행사장에서 로드바이크와 MTB로 구분된 코스를 직접 시승해 볼 수 있어 취재진과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데모데이에 참여한 업체는 30여개 브랜드로 각각 거의 모든 자전거를 준비했다.

  
역시나 대세는 전기자전거, 사이클로크로스도 인기
이번 쇼에서도 거의 모든 완성차 브랜드는 전기자전거를 선보였다. 하지만 작년까지는 전기자전거의 형태가 시티바이크가 주력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전기 로드바이크, 전기 MTB 등 세분화된 형태의 모델들이 다수 선보였다.
전기자전거의 핵심인 모터 역시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했다. 독일 보쉬를 중심으로 중국의 바팡 등이 득세했던 것과 달리 이번 쇼에서는 자전거산업의 거인 시마노가 새로운 대세 모터로 떠올랐으며 야마하, 브로제 모터 등도 대거 선보였다.
세계적으로 사이클로크로스의 인기가 높아진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사이클로크로스용 가변형 시트포스트와 포크에 적용되는 댐핑 시스템 등 기존에는 거의 쓰이지 않던 새로운 부품들이 사이클로크로스의 세계에서는 파츠로 인정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몇 년 동안 시장을 달구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디스크 브레이크가 적용된 로드바이크다. 작년 대회 중의 사고로 잠시 사용이 중단된 바 있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테스트가 재개되면서 이 역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임을 입증했다. 로드바이크를 선보이는 브랜드들은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한 제품을 거의 필수적으로 소개했다.

디스크로드는 각 브랜드의 라인업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어가는 경향이 강하다.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를 선보인 BMC와 리들리
 
포크와 시트포스트에 서스펜션이 삽입된 CX

 

 

눈이 즐거운 재미난 제품들
바이크쇼의 묘미는 단연 상상하지 못했던 참신한 기술들의 향연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이 취재진의 눈을 즐겁게 했다.
사진과 함께 감상해보자.

일명 올빼미 바이크. 눈길을 끄는 아이디어가 군데군데 산재해 있었다. 프레임 안으로 바퀴가 들어가는 특이한 접이방식은 물론, 앞바퀴 속에는 배터리가, 뒷바퀴 속에는 모터가 삽입되는 방식을 선보였다. 하지만 약한 출력과 전기식 브레이크는 다소 위험을 야기하는 편.

K-PLUS의 헬멧. 특이한 디자인의 헬멧을 다수 선보이고 있었다. 눈여겨 볼 것은 자석으로 결착되는 스트랩인데, 실제 헬멧 끈을 결착하지 않고 안장에 앉아버린 경험이 많은 라이더라면 유용한 아이템


유명 애니메이션인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초호기를 그려낸 저지. 웬만한 오타쿠가 아니라면 입기 어려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관심있는 수요층이 꽤 있었다

MTB용 구동계인 ‘ONE’. 캘리포니아에서 개발했다고 소개하는 이 구동계는 시프터가 이색적이다. 시프팅 레버를 축을 따라 돌리면 고단으로, 축의 중심으로 클릭하면 저단으로 변속된다. 하지만 기자들은 실제 만져보고 실용성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라고 판단했다

 독일 피드락 사의 물통. 가장 관심이 갔던 아이템으로 케이지와 물통은 자석을 통해 결착된다. 물통을 틀어서 분리하고 다시 결착하려면 가까이 대기만 하면 된다. 실제 한국시장에서 선보인다면 가장 좋은 호응을 얻을 것 같은 제품 

 

 

프레임 사이즈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자전거. 프레임 탑튜브 자체에서 자전거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피드락에서는 같은 방식. 안장가방 역시 선보이고 있다. 

 

혼자서 움직이는 바이크. 설명으로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부스에 설치된 영상을 확인하면 탑승자를 내려준 후 혼자서 주차장으로 주행하는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나, 부스안에서 제품이 작동을 멈추지 않고 혼자 돌아다니는 재미난 해프닝이 벌어진 것으로 보아 아직 시판은 무리가 있어보인다


 

쌀겨를 압축 성형하여 만든 친환경 페달

 

 

튜브리스타이어용 압축 펌프. 공기를 모았다가 순간적으로 내보낼 수 있다 
 
 
프레스핏 BB를 나사산 BB로 변경해주는 컨버터.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프레스핏 프레임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락아웃 헤드세트. 자전거를 주차해 놓았을 때 핸들을 잠궈 놓아 도난을 방지한다 
 
BB에 장착되는 내장기어. 최대 18단까지 지원하며 내구성이 좋아 전기자전거와 장거리 투어용으로 적합하다


    


국내 참여업체
국내 몇몇 기업들 역시 타이베이쇼에서 부스를 꾸몄다. 

타누스 
노펑크 타이어로 유명한 타누스 타이어는 이미 몇몇 유명브랜드와 공급계약을 마친 상태로, 이번 전시회에서 더 많은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알리기 위해 참가했다.
타누스 타이어는 일반 클린처 휠에 핀으로 장착이 가능하다. 내부는 일반 타이어와 달리 컴파운드로 꽉 들어차 있어 못이나 날카로운 물체가 박혀도 펑크 없이 지속적으로 주행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컴파운드 소재를 개선해 승차감이 대폭 상승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타누스 타이어의 부스와 시연중인 타누스 타이어

 

MCS
자전거 의류 전문업체 MCS도 타이베이쇼에서 만날 수 있었다. MCS는 순수 국내생산만을 고집하는 자전거 의류 전문업체로 국내에서는 쇼핑몰도 운영중이며 자전거 용·부품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MCS는 고퀄리티 원단만을 고집해 각종 팀복을 맞춤제작해 왔으며 이미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아 국가대표까지 사용했고 현재는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가 착용중이다. 이번 전시에 참가하게 된 배경에는 MCS의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대만에 공급해 줄 빈티지사이클을 만난 데 있다. 빈티지사이클은 대만에서 15년 넘게 수입사를 운영해온 회사로 대만에 MCS의 우수한 소재와 기술력을 전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MCS의 이득희 상무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해당제품은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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