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니 세상을 더 깊이 보게 된다”

25년 열혈 라이더, 이승철 前 전경련 상근부회장 
“자전거를 타니 세상을 더 깊이 보게 된다” 

만능 스포츠맨에 25년의 MTB 경력을 가진 이승철 前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여전히 자전거로 여행을 즐기고 건강을 챙긴다. 미국 생활 중에도 클럽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한 그는 가장 힘든 동호인대회라는 280랠리를 완주한 베테랑이다. 경제학자로서 마케팅과 규제 혁파를 중시하는 그는 “이제는 자전거인이 나서서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고 유권자로서 힘을 행사해야 자전거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2005년 제6회 280랠리에 참가했을 대의 모습. 국내 동호인 대회 중 가장 힘든 지옥의 경기로 알려져 있으며, 이 전 부회장은 34시간에 완주했다

 

우연한 기회에 짧지만 놀라운 강연을 들었다. 개방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입장에서 국가 발전과 사회 문화적 계몽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다음 구절에서는 필자도 늘 생각해온 부분이어서 큰 공감대를 느꼈다. 
“우리의 산과 강은 텅 빈 채 방치되어 있어요. 국토의 70%가 산인데 그냥 보존만 하고 있을 뿐이고, 외국인도 놀라는 그 많은 강은 농업용수 외에는 거의 활용되지 않아요. 자연도 개발을 하고 가치를 부여해야 보호하고 지킬 가치가 생깁니다. 아무도 찾지 않고 쓸모가 없는데 무슨 가치가 생기겠어요.” 

동해안의 블루오션 vs 레드오션 
전국을 수없이 다니면서, 그리고 해외 사례를 보면서 필자는 열렬한 케이블카 찬성론자가 되었고, 강은 온갖 배가 다니고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생활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온 관광객은 웬만해서는 우리의 산과 강을 보고 즐기기 어렵다. 짧은 방문 시간에 그렇게 시간과 힘을 들여 산을 오를 수가 없고 아무것도 즐길 것이 없는 강에도 갈 이유가 없다. 내국인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정곡을 찌르는 강연의 주인공은 이승철(61) 前 전경련 상근부회장이었다. 놀랍게도 그는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얼마 전에 자전거로 동해안 자전거길 400km를 달리고 왔습니다. 가다 보니 길 좌우의 풍경이 극단적으로 대비되더군요. 왼쪽은 새파란 동해가 펼쳐진 그야말로 블루오션, 오른쪽은 횟집 아니면 카페 일색의 레드오션이구요. 이렇게나 유사업종이 겹쳐 있는데 장사가 잘 될 턱이 없지요.”
그는 자전거를 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동해안 자전거길 400km를 주파할 정도로 상당한 경험과 실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역시 그랬다. 알고 보니 자전거여행가 차백성 씨가 오래 전에 그와 함께 동호회 활동을 했고, 자전거에 대한 열정과 실력이 대단하다고 전해주었다. 이렇게 연락이 되어 이 전 부회장을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보고, 함께 평택호 라이딩까지 다녀왔다. 
‘전경련’이란 유력 단체의 상근부회장을 지내면서 수없이 언론을 접한 경험이 있는데다, 완벽주의 성품이라 그런지 인터뷰 준비가 철두철미했다. 예상 질문에 맞춰 이미 ‘모범답안’까지 만들어 놓아서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대화가 아니라 또 한번의 특강을 듣는 기분이었다. 
테마별로 그의 이야기를 정리한다. 

 

1995년 MTB에 입문 
“정확히 날짜도 기억한다. 1995년 11월 4일 토요일, 인생 최초로 스페셜라이즈드 스텀점퍼 라는 고가의 MTB를 구입했다. 자전거는 파트너나 특별한 장소가 필요 없고 혼자서 언제 어디서든 운동할 수 있는 점에 끌렸다. 95년에는 목동의 양천MTB에서, 96년은 일산MTB에서 활동했고 97년에는 MTB의 본고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스턴 휠러즈(Western Wheelers)라는 클럽에서 할동했다. 지금은 혼자 타는 걸 즐긴다.”

로드 체질인데 MTB만 탄다         
“스텀점퍼에 이어 스페셜라이즈드 에스웍스(S-works)를 탔고 지금은 풀서스펜션인 산타크루즈 블러(Blur)와 국산 티타늄 하드테일인 스캔(SCAN)을 가지고 있다. 전경련에 있을 때여서 이왕이면 국산 제품을 타보자 싶어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제품을 구입했는데 지금도 잘 타고 있다.”
MTB만 좋아하는 건지 물었더니 그건 아니란다. 
“사실 체질적으로는 로드가 더 맞다. 나의 닉네임이 ‘로마’인데 ‘로드와 마운틴바이크’를 뜻한다. 하지만 도로에서 자동차와 함께 달려야 하는 로드는 아무래도 위험해서 MTB만 타고 있다. MTB는 넘어져 다쳐도 심해야 골절이지만 로드는 중상을 입을 수 있다. 자전거를 배려하지 않는 운전자를 믿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본지 편집위원단과 평택호 라이딩을 함께 한 이승철 전 부회장(앉은 이). 선 사람은 왼쪽부터 김태진 한국산악자전거협회 회장, 조용연 전 울산경찰청장, 이홍희 전 해병대사령관, 차백성 자전거여행가

 

다른 세상이 보이더라    
“자전거를 타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수십년 간 자동차로 다녔던 길을 자전거로 가보면 ‘여기 이런 게 있었네!’하고 놀라는 일이 많다. 속도가 느려지고 마음이 여유로워지면서 더 많은 것이 들어온다. 세상을 알고 싶다면 자전거를 타야 한다. 가성비에서도 최고의 방법이다. 고향인 서울을 자세히 알고 싶어 25개구 골목골목을 자전거로 돌아보았다. 서울의 4대 달동네라는 홍제동 개미마을, 중계동 백사마을, 성북동 북정마을, 신림동 난곡마을까지 자전거로 구석구석 돌아보며 서울의 이면을 들여다보았다. 5대강 자전거길, 동해안 종주길에서는 국토의 현실을 보았다. 사람들은 마추픽추,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곳을 버킷리스트로 꼽지만 서울 뒷골목 자전거여행도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다. 걷기도 좋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자전거가 현실적인 정답이다.”

자전거, 이렇게 좋다     
“나이가 들어 무릎과 관절에 무리가 오면 의사는 수영과 자전거를 운동처방으로 내린다. 그만큼 몸에 부담이 없고 나이 들어서 하기에 좋은 운동이다.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없고 따로 레슨을 받을 필요도 없다. 코스가 힘들면 끌고 다녀도 된다.”

나만의 에픽 라이딩 
“2005년 정선에서 열린 280랠리에 참가해 34시간만에 완주한 것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280랠리는 36시간 내에 280km의 산악코스를 달려야 하는 극한의 MTB 대회다=편집자). 미국에 있을 때 MTB의 발상지인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탬 산(Mount Tamalpais) 애뉴얼 라이드에 참가한 것도 특별한 기억이다. 일산~여의도 간 29km를 자전거로 통근도 했다. 서울에는 한강 본류 외에 지천에도 모두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어 자전거로 출퇴근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우리의 자전거 인프라는 단연 선진국이다.”           
       
자전거 프렌들리 사회     
“운동과 레포츠를 위한 자전거도로는 잘 되어 있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진입, 주차, 보관 등의 시스템은 아직 일본에도 뒤진다. 기관이나 건물별로 이를 평가하는 소셜운동을 해야 한다. 집사람도 자전거를 즐겨 타서 함께 자전거로 쇼핑을 다니는데, 집 근처 백화점 중에 자전거 주차장이 잘 되어 있는 곳만 간다. 이렇게 소비자운동을 펼친다면 자전거 프렌들리 사회로 더 빨리 가지 않겠는가.” 

자전거 유권자    
“자전거 산업과 문화도 국가와 사회의 지원을 받아야 성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로서 국가적 아젠다를 제시하고 자전거 친화적인 정책에 표를 주겠다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저쪽에서 알아서 공약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쪽에서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자전거 이슈가 있을 때 시민들이 의원들에게 편지를 써서 ‘자전거 청원’으로 강력한 의사를 표시해 압력을 행사한다. 이런 이슈가 있다면 나도 발 벗고 자원봉사에 나서겠다.”    

산은 지천인데 코스가 없다 
“자연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만드는 것이다. 강연에서도 얘기했듯이 산과 강은 적절히 개발하고 가치를 부여해야 지킬 가치도 생긴다. 미국처럼 MTB 파크를 조성해야 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자전거 인구도 더 늘 것이다. 산지가 2/3나 되는 나라에서 코스가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난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조성한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은 MTB 파크로 활용하는 것이 최적이다. 가리왕산에는 장대한 MTB 코스가 있고 산악미가 웅장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   

 

 

동호회도 숭고한 목표 있어야 
“국내에는 대형 동호회가 드물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동호회도 단순한 친목을 넘어서 숭고한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내가 미국에서 활동한 웨스턴 휠러즈는 환경보호, 자전거 친화도시 가꾸기 같은 큰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실제 운영도 회장이나 총무 중심이 하니라 회원들이 중심이 된다. 우리는 회장, 총무가 모든 일을 도맡는 탑다운(Top-Down) 문화라면 미국은 회원 중심의 바텀업(Bottom Up) 문화다.” 

회원은 실력별로 나누고, 신입은 훈련시켜야  
“웨스턴 휠러즈에서 회원은 실력별로 A, B, C, D, E 등급으로 나눠 코스와 라이딩을 구분해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그룹에 동참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코스로 난이도를 구분해서 잘 타는 사람과 못 타는 사람이 같이 타니 처지는 사람들은 동호회를 떠나게 된다. 이러한 레이팅(rating) 시스템이 잘 돼야 대형 동호회로 클 수 있다. 23년 전에도 웨스턴 휠러즈 회원은 700명이나 됐다. 신입회원은 체계적인 교육으로 실력을 키워주는데 LDTSG(Long Distance Training Support Group) 시스템이 있어서 매주 5km씩 거리를 늘려나가 나중에는 장거리도 탈 수 있게 된다. 이후에 자신의 실력에 맞는 그룹에 들어가면 된다. 우리나라 동호회에는 이런 육성 시스템이 없으니 확장이 어렵다.” 

수신호 제대로 해야 
“라이딩 중에는 우회전, 좌회선, 위험신호, 스톱 같은 수신호를 잘 해야 한다. 혼자는 거의 하지 않고 단체가 움직일 때도 그나마 앞쪽에서 몇 명 하는 것으로 그친다. 특히 우리나라는 맨홀 뚜껑과 뾰족한 야광표시등이 많아서 위험하다. 미국에서는 대열 전체가 수신호를 해서 뒤쪽에 알려준다. 수신호만 제대로 해도 훨씬 안전해진다.”

지극히 한국적인 캠페인성 이벤트가 필요하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는 어린이용, 놀이용 정도로 생각하는데, 자전거는 교통수단이면서 운동수단, 환경보호수단 이라는 측면을 알리는 문화 캠페인을 해야 한다. 자전거가 인류에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려야 한다. 지구의 날 행사를 하면 자전거만 모이지 않나. 자전거 타는 일부 유명인사는 유럽의 ‘트랜스 알프스’ 참가를 자랑하고 다닌다. 그보다는 ‘트랜스 태백’, ‘트랜스 백두대간’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투르 드 프랑스, 트랜스 알프스처럼 우리도 국가를 대표하는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 예전에 했던 ‘휴전선380랠리’ 같은 건 외국에는 없는, 우리만의 세계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다. 도로가 잘 되어 있고 평소에는 못 가는 민통선지역을 갈 수 있으며, 차가 없고 환경이 깨끗해 금수강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엘리트 스포츠의 한계
“우리나라가 빙상 종목은 잘하는데 설상(雪上)은 약하다. 이유는 빙상은 인공시설에서 하고 설상은 자연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알파인스키는 가리왕산 슬로프가 생기기 전까지는 코스가 아예 없었다. 마찬가지로 자전거가 도로나 트랙은 어느 정도 하는데 MTB가 안 되는 이유도 산악코스가 없기 때문이다. 장쾌한 코스를 가진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과는 비교 불가다. 국토의 2/3가 산인데 산악자전거 실력은 최하위권이라는 건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 수준이다. 스키도 코스를 만들 듯이 MTB는 폭 50cm나 1m면 되니 어려운 일이 아니다. BMX도 탈 곳이 없다. 시설을 제대로 만들어 놓으면 저절로 즐기면서 선수도 나오게 된다.”    

적막강산의 국토  
“한국의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강과 하천을 따라 나 있는데 정작 강과 하천 그 자체는 활용하지 않아 사실상 적막강산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종주길이 지루한 것은 강에 아무것도 없어서다. 배도 다니고 낚시도 하고 내수면 양식도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국토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한반도 대운하를 찬성했는데, 텅 빈 강에 여객선과 화물선, 요트가 다니면 얼마나 좋겠는가. 프랑스의 세느강만 해도 우리 강보다 훨씬 작은데도 수많은 배들이 다닌다. 한강 상류인 충주와 낙동강 상류인 문경은 생각보다 고도가 낮아서 연결이 어렵지 않다. 고도가 높으면 갑문을 여럿 설치해야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대운하가 생기면 예를 들어 낙동강 중상류의 상주에 조선소가 가능해진다. 진해에 있는 STX 조선은 중국 대련공장에서 부품을 싣고 오는데 상주에서 운하로 가면 훨씬 가까워진다. 관광, 레저 용도의 활용은 물론이다.”    

자원은 활용을 해야 가치가 올라간다  
“자연 자원도 인간이 활용을 해야 가치가 올라가서 보존의 필요성이 생긴다. 미국에서 한때 버팔로를 보호하자 가격이 폭락해 오히려 아무도 보호를 않게 됐다. 소로 키워서 활용을 해야 보존 가치도 높아진다. 산에서 자전거를 타면 그 공간이 소중하기 때문에 저절로 환경지킴이가 된다. 한강에서 윈드서핑을 하면 물이 더러워서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청소하는 자원봉사자가 된다. 어떤 곳에서 약수가 나온다고 하자. 물이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그대로 방치하게 되고, 수질이 나빠지면 보호할 이유도 필요도 없어진다. 사용하는 사람이 보호해야 한다.”
듣고 보니 그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280랠리를 34시간에 완주했다는 것부터 대단한 기록이다. 그밖에도 스쿠버다이빙, 윈드서핑, 스키를 즐긴다.          

자전거산업의 몰락    
“어떤 산업이 발전하려면 국가나 사회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 삼천리자전거를 비롯해 현장에서 직접 파악한 것이지만, 일단 국가나 사회가 자전거에 관심이 없다. 오토바이가 안 된 이유는 자동차전용도로 진입이 안 되고, 예전에 기아산업이 250cc 모델을 내놓았을 때 너무 잘 달리니 위험하다고 생산을 억제한 것 같은 진입규제 때문이라고 본다. 국립공원은 자전거를 끌고도 출입이 안 된다. 그러면 미국처럼 따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변곡점에 선 자전거산업    
“우리는 규제가 너무 많다. ‘원칙 금지, 예외 허용’ 즉 포지티브 제도다. 이게 아니고 ‘원칙 자유, 예외 금지’의 네거티브로 가야 한다. ‘이거 된다, 저거 된다’는 규제는 다 없애고 누구에게 피해를 주거나 환경을 파괴할 수 있는 것 외에는 자유를 줘야 한다.  
이제 내연기관의 시대인 자동차에서 전기의 시대인 퍼스널모빌리티(PM) 시대로 가고 있다. 한국은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이 세계최고다.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가장 감탄하는 것이 이 대중교통이다. 사실상 개인 차량이 별로 필요가 없다. 대중교통에서 거리가 좀 멀면 퍼스널모빌리티를 이용하면 된다. 대중교통이 대동맥이라면 퍼스널모빌리티는 실핏줄이 될 수 있다. 실핏줄이 살아야 대동맥도 살 수 있는데 지금은 퍼스널모빌리티를 죽이는 길로 가고 있어 (다 같이 죽을까) 크게 염려된다.”  

 

2017년 혼자서 동해안 자전거길을 종주할 때

 

산업의 고령화가 문제      
“한국경제의 문제로 저출산 고령화를 얘기하는데 그보다는 산업 자체의 고령화를 걱정해야 한다. 지금의 산업은 60~70년대 개척한 산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제조업과 조립산업은 오래 가기 힘들다. 조립이 아니라 소재와 신기술 중심으로 R&D와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 신기술을 개발해도 마케팅이 부족해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창조의 요람, 개라지(garage) 문화의 부재 
“미국에서는 유명한 벤처기업이 거의 개라지에서 창업한다. 한국에서 대형 벤처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은 이런 개라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우스개도 있다. 개라지는 단순한 차고가 아니다. 온갖 공구를 갖추고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창조공간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주거가 많아서 개라지 DIY 문화가 부족하다. 그러니 개라지 창업도 일어나지 않는다. 자전거도 DIY를 해야 관심과 지식, 애정, 전문성이 생겨난다. 내가 가진 자전거는 프레임만 가져와서 나머지는 다 직접 조립한 것이다. 한국이 미국은 물론 일본과 독일에 비해서도 기계적 소양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린이놀이터나 동사무소 같은 공공시설에 공유개라지 개념의 DIY센터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자전거는 살아남는다      
“자전거는 미래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특히 전기자전거는 기술발전에 따라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서 일반 자전거보다 미래가 더 밝다고 생각한다. 생활과 건강 두 가지를 챙길 수 있는 자전거는 계속 조명을 받을 것이다.” 

 

 

저작권자 © 자전거생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