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릴 만큼 실컷 보는 동해바다

질릴 만큼 실컷 보는 동해바다
 

동해안 자전거길 경북 구간 중 울진~영덕 간이 개통되었다. 경북도는 4월 1일부터 이 구간에 설치된 5곳의 인증센터를 통한 ‘자전거길 인증제’를 시작했다. 남은 경북 구간은 상반기 중에 완공되고 포항지역에도 인증센터가 3곳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기존 도로의 갓길을 주로 활용해서 파란 실선과 자전거 표시로 안내하는 ‘루트’ 개념이 강해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글·사진 김병훈(본지 발행인)

 

전장 4.6km의 고래불해변. 통칭 고래불해변이지만 백사장이 너무 길어 위부터 고래불, 덕천, 대진 세 곳의 해수욕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솔밭 옆으로 난 동해안 자전거길이 길게 뻗어나고 있다

 


동해안 자전거길이 조금씩 진척되고 있다. 2015년 강원도 구간 242km가 개통한데 이어 이번에는 경북 북부지역 구간이 개통되었다. 경북구간은 울진에서 경주까지 총 291km이지만 4월 1일에는 울진~영덕 간 76km가 개통되었다. 이 구간에는 5곳의 인증센터가 마련되어 4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나머지 구간은 상반기 중에 개통될 예정이다. 포항지역에는 월포해변과 영일대해변, 호미곶에 인증센터가 추가로 마련된다.  
울산~부산 지역에도 자전거길은 지자체의 관심과 노력에 따라 띄엄띄엄 생겨나고 있다. 고성~부산 을숙도간 720km의 동해안 자전거길 전체구간의 최종완성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4대강과 달리 도로와 분리된 자전거전용도로는 많지 않고 도로 갓길을 활용해 파란 실선과 자전거 표시를 더한 ‘루트’의 개념이 강하다. 대체로 예전 7번 국도였던 해안도로를 따라가지만 마을길과 우회로도 많아 오르내림이 심한 편이다. 따라서 생각보다 시간과 체력 소모가 많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야 바다를 보기 편한데 북쪽에서 시작해 남하해도 무방하다. 이번에 개통한 경북구간의 인증센터를 기준으로 구간별 특징을 간략히 소개한다(남하 기준).

1. 울진 은어다리 ~ 망양휴게소 14km
은어로 유명한 울진 남대천 하류에 인증센터가 있다. 인증센터 옆에는 은어를 형상화한 은어다리가 남대천 위로 걸려 있다. 울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2km 거리. 망양정 해변 이후 좁고 긴 백사장과 작은 어촌이 계속 이어지고 바다와 붙어가는 길은 내내 조망이 탁 트인다. 업다운이 심하지 않고 길도 일목요연한 편이다. 망양휴게소는 7번 국도변에 있으며 높직한 언덕 위에 있어 전망이 시원하다. 바로 옆으로 바다를 보며 식사와 휴식을 겸할 수 있어 쉼터로 적격이다.

 

울진의 명소인 남대천의 은어다리

  


2. 망양휴게소 ~ 월송정 19km 
업다운이 다소 있으며 마을도 드물어 한적한 편이다. 해변의 솔밭과 그림 같은 펜션 건물이 아름답다. 기성면 사동리에서 기성리까지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고개길을 지나야 한다. 울진비행장 옆으로 우회하는 구간도 언덕이 많은 편이다. 월송정 일대는 인적 없는 백사장과 넓은 솔밭이 장관을 이룬다. 솔밭 사이로 난 오솔길은 자전거를 타거나 조용히 산책하기에 좋다. 격조가 넘치는 월송정에 올라 솔밭과 바다를 바라보는 운치도 놓치지 말자.  

 

은어다리 인증센터

 

바다 조망이 좋은 망양휴게소 인증센터

 

 
3. 월송정 ~ 고래불해변 21km
월송정에서 자전거길은 잠시 백사장을 거쳐 가는데 절벽 아래로 난 바닷길을 몇구비 돌아나가면 울진에서 가장 큰 포구인 후포항이다. 그래봐야 작은 면소재지이지만 그동안 워낙 한적한 곳을 지나와서인지 상당히 번화하게 느껴진다. 후포등대, 갓바위 등 명소도 많다. 대규모 방파제로 보호된 포구에서는 울릉도행 여객선도 운행하고 회센터와 각종 가게도 많다. 도중에 1박을 한다면 후포항이 적당하다. 후포를 지나면 길은 7번 국도와 나란히 해변을 달리고 업다운도 다소 있다. 고래불해변은 전장 4.6km의 장대한 백사장 북단에 자리한다.

 

월송정 일대의 그윽한 소나무숲은 조용히 산책하기에 좋다

  

월송정 인증센터

  

고래불해변 인증센터

 


 4. 고래불해변 ~ 해맞이공원 22km
고래불해변은 기나긴 백사장과 넓은 솔밭이 장관이다. 전국의 해수욕장 중에서 백사장과 솔밭 크기에서 수위를 다툴 것이다. 백사장이 너무 길어 고래불, 덕천, 대진 세 곳의 해수욕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백사장이 끝나면 길은 산허리로 올라붙어 경치는 좋은데 심한 업다운으로 힘든 구간이 시작된다. 이 길은 영덕의 자랑이자 동해안길의 백미 중 하나인 ‘강축해안도로’다. 해맞이공원은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도열한 영덕풍력발전소 입구에 있다. 영덕의 특산물인 대게를 형상화한 창포말등대가 바로 옆에 서 있다.  
자전거길 인증제는 자전거를 이용한 국토탐방을 기념하고 방문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주행하고 인증센터에서 스탬프를 찍어 한국수자원공사에 제출하면 종주 인증서와 인증스티커, 메달 등을 수여하는 제도다. 경북구간 인증센터에는 인증수첩(추록)이 비치되어 소지한 인증수첩에 쉽게 추가할 수 있다. 기존의 낙동강자전거길 등 11개 국토종주 자전거길과 울진~영덕간 경북구간을 종주하고 유인 인증센터를 방문하면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을 신청할 수 있다. 

 

고래불해변의 이색적인 조형물. 사랑을 고백한다면 이보다 분위기 좋은 곳이 있을까

  

업다운이 심하지만 경관이 아름다운 강축해안도로

  

해맞이공원 인증센터. 지친 여행자가 잠깐 단잠에 빠졌다

   

동해안 자전거길 울진~영덕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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