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73㎞ 출퇴근, 꼭 필요한 아이템은?

뿌기자의 자출기

왕복 73㎞ 출퇴근, 꼭 필요한 아이템은?


‘자출’을 결심하고 본인 환경에 가장 알맞은 자전거를 구매했다면 라이더는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지게 된다. 수많은 액세서리 중에서 과연 어떤 제품을 필수로 구매해야 할지 도통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독자들에게 기자가 3달 동안 자출을 통해 사용해본 아이템을 소개하고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글·사진 이상윤 기자

 

 

당장 가까운 자전거 매장만 방문해도 벽면을 가득 채운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볼 수 있다. 안전을 책임지는 헬멧부터 고글, 장갑, 물통, 가방, 라이트 등등 대체 어느 제품을 구매해야 할지 라이더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번 코너에서는 기자가 사용해본 아이템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시중에는 수천가지의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하고 모두 써보지 못했지만, 이 글을 기반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신중히 구매한다면 이중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1. 선택이 아닌 필수 안전장비

1– 헬멧
이른 시간에도 한강에서는 수많은 라이더를 볼 수 있다. 한강을 따라 운동하는 라이더, 출근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라이더 등등. 그러나 기자가 출근하며 마주친 사람들의 반 이상은 헬멧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착용이 귀찮고 머리 모양이 망가진다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자전거 사망사고의 80%를 차지하는 사고가 머리부상인 것을 고려하면 위험한 자만이다. 이런 통계를 보고도 속으로 ‘나는 자전거를 천천히 타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그런 생각은 버리길 부탁한다. 본인이 자전거를 천천히 타고 안전하게 탄다고 한들 누군가 안전하게 타지 않으면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다양한 가격, 모양, 기능의 헬멧들이 나와있다. 가장 저렴한 헬멧은 2만원부터 시작해 수십만원대까지 가격이 다양해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할지 쉽게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답은 간단하다.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그렇다고 비싼 헬멧이 그저 디자인만 예쁜 것은 아니다. 가격의 차이에는 무게, 성능, 디자인의 차이가 존재하고 일부 제품에는 별로도 안전성을 더 높인 기술이 적용되어 가격 차이가 더 나게 된다. 물론 저렴하다고 위험한 것은 아니므로 안전검사를 받은 제품은 믿고 사용해도 좋다.
헬멧은 본인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자 마지막 수단이므로 헬멧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리마 007슈퍼라이트 헬멧
알톤 S2 헬멧

 

2– 고글
고글을 사용해본 라이더라면 고글의 유용함을 잘 알 것이다. 맞바람을 차단해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고 이물질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벌레가 많아지는 계절이 되면 심심치 않게 날아오는 매미나 잠자리, 파리와 충돌해 낙차까지 이어지는 라이더의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다. 고글은 헬멧과 함께 라이더가 꼭 착용해야 할 안전장구다.
기자가 애용하는 죠브레이커는 방풍 성능이 탁월하고 습기가 차지 않아 많은 라이더로부터 사랑을 받는 제품이다. 하지만 퇴근 후 어두운 한강길에서는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야간용 렌즈를 가지고 다녀야 하지만 이런 수고로움을 감수하기가 싫다.
기자와 같은 자출러를 위한 고글이 따로 존재한다. 주야간에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변색 렌즈가 적용된 제품으로 일반 고글보다는 가격이 높지만 자외선 노출량에 따라 자동으로 변색이 된다. 한 제품으로 낮과 밤까지 사용할 수 있어 자출러에게 가장 적합한 아이템이다.

 

루디 임펙트 X2
오클리 죠브레이커

 

3 – 장갑
장갑은 노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진동을 상쇄해 손 저림 또는 손목에 쌓이는 피로를 완화해준다. 현실은 시간에 쫓겨 서둘러 출근할 때 집에 그대로 놓고 나가는 경우가 가장 많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장갑은 낙차시 찰과상을 줄여주는 유용한 기능이 있지만, 한여름 반장갑을 오랫동안 착용하게 되면 밖으로 노출된 손가락만 검게 변하게 된다.
그립감과 쿠션감을 위해 두툼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자출거리가 편도 30㎞를 넘지 않으므로 통기성이 좋고 건조 성능이 뛰어난 재질의 제품이 더 적합하다.

 

리자드스킨 아라무스 클래식 반장갑
벨로체 반장갑

 

 

4 – 전조등과 후미등
아침과 저녁 서로 다른 환경에서 라이딩을 해야 하는 자출 라이더에게 전조등과 후미등도 필수 아이템이다. 일부 몰지각한 라이더들은 한강을 달리면서 본인의 시야를 위해 고출력 라이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본인은 안전할지 몰라도 반대편에서 오는 라이더는 일명 ‘눈뽕’을 당해 순간 시야를 잃고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야간 산악라이딩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600lm 정도의 라이트가 도심에서 사용하기 적절하고 라이트를 약간 아래로 향하게 설치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4월 기자가 자전거사고를 당하면서 자전거 블랙박스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막상 구매를 하려다 보니 핸들바에 블랙박스와 라이트를 동시에 거치하기가 매우 불편하고 블랙박스의 배터리가 오래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 발매된 사이클릭 플라이 12는 이런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 주는 제품으로 블랙박스와 라이트 기능이 함께 있다. 4400mAh 대용량 배터리와 메모리가 가득 차도 자동으로 영상을 지우며 녹화하는 루프레코딩 기능을 지원한다. 핸들바 상단에 거치하거나 확장마운트 부위에 깔끔하게 설치가 가능해 자출 라이더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도선 SF375 전조등
메테오 X오토프로
플라이 12 제품으로 교체후 깔끔해진 외관

 

 

후미등은 야간에 사용해야 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주간에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조등과 마찬가지로 너무 고출력의 제품은 주변 라이더의 눈을 찌푸리게 하므로 적당한 밝기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조등과 후미등은 선택할 때는 생활방수등급을 지원하는 제품이 좋고, 배터리 교환이 가능한 제품보다는 핸드폰 충전기로도 충전이 되는 USB 방식의 제품이 자출에 적합하다.

 

시그마 너겟플래시
알톤 TL03후미등

 

 

2. 내 짐을 안전하게 보호해줄 가방

목적지에 도착해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자출 라이더라면 가방은 중요한 아이템이다. 심지어 노트북과 다이어리, 핸드폰, 지갑 같은 다양한 소품을 휴대해야 하는 경우 자전거에  수납공간이 없다면 가방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템 될 것이다.

1 – 오르트립 커뮤터데이백 씨티
심플한 디자인과 함께 일상용도로 적합한 가방이다. 21리터의 대용량은 간단한 옷과 노트북, 다이어리 같은 큰 물건도 수납할 수 있다. 가방의 외부는 방수코팅이 되어 있어 비를 맞아도 내용물이 손상되지 않는다. 땀이 많이 차는 등 부위에는 발포 성형폼을 배치해 편안한 착용감과 통기성을 높여 빠르게 땀을 식혀준다. 30㎞ 이상을 달려야 하는 중·장거리 라이더보다는 짐이 많고 단거리 출퇴근을 하는 라이더에게 더 적합하다.

 

오르트립 커뮤터데이백 씨티

 

 


2 – 자강통상 코키 플로우
평소에는 백팩으로 쓰다가 자전거 랙에 고정할 수도 있는 가방이다. 11리터의 아담한 크기로 노트북을 넣기는 어렵지만, 태블릿PC와 의류 등을 수납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외부재질은 방수처리가 되어 비를 맞아도 안전하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레인커버가 기본 제공된다.
친환경을 생각해 버려지는 쌀 포대를 내부 원단으로 재활용했다. 가방끈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별도의 코팅을 통해 편안한 착용감을 주고, 그물형상으로 제작되어 땀을 효과적으로 배출해 준다. 중·장거리 자출과 장거리 여행까지 잘 어울린다.

 

자강통상 코키 플로우

 

 

3 – 오르트립 새들백
적당한 양의 의류와 액세서리가 수납 가능하며 자전거에 장착하는 안장가방. 2.7리터 크기로 많은 짐을 수납할 수는 없지만, 안장에 설치하고 시트포스트에 고정해 라이딩 중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 기본적으로 방수를 지원해 비가 오거나 도로에 고인 물이 튀어도 가방 내용물은 안전하다. 짐이 많지 않다면 단거리부터 중·장거리, 데일리 트립까지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수납 시 무거운 물건은 안쪽에 넣고 바깥쪽에는 가벼운 물건을 넣어야 흔들림이 덜하다.

 

오르트립 새들백

 

 


4 – 비엠웍스 크로스백 미니
태블PC, 다이어리, 지갑 등을 수납할 수 있고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크로스백이다. 크기는 32×24×2.5㎝이며 가방 아래 지퍼를 열면 폭이 6.5㎝까지 확장된다. 일반 크로스백과는 다르게 수납공간이 다양해 라이딩 중에 물건이 섞여 흔들리는 일이 거의 없다. 라이딩시 크로스백이 앞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방지끈이 있어 고정하면 라이딩에 집중할 수 있다. 예쁜 디자인으로 단거리 자출과 일상용 크로스백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비엠웍스 크로스백 미니

 

 

3. 자출에 도움 되는 액세서리

1 - 마스크
자외선을 막아주고 날벌레가 코로 들어가거나 입으로 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상 기자는 버프를 쓰고 라이딩 한다. 쿨맥스 원단으로 제작되어 격한 라이딩이 아니라면 숨쉬기가 불편하지 않아 자주 애용한다. 원단에는 벌레를 쫓아주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라이딩 뿐만 아니라 캠핑, 등산 같은 레저 활동에도 적합하다.

 

버프 인섹트 쉴드

 

 

2 – 공구통
기자의 자전거에는 물통과 공구통이 항상 달려있다. 공구통에는 언제 어디서든 간단한 정비가 가능한 미니 공구툴, 휴대용 펌프, 펑크 패치, 타이어 주걱, 여분의 타이어, 체인오일, 마그네슘 알약, 파워젤, 알콜솜, 반창고, 물티슈가 들어있다.
만약 공구통이 없다면 사진의 물건들을 휴대할 수 없으니 공구통의 활용도가 가장 크다. 비엠웍스에서 내놓은 툴캡슐은 각종 공구나 라이딩에 필요한 제품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두번째는 리자인 프레셔 드라이브 핸드펌프다. 17㎝의 작은 사이즈로 물통케이지에 별도의 홀더를 사용해 장착할 수 있고 툴캡슐 안에 넣어 깔끔하게 보관할 수도 있다. 튜블러 휠세트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여분의 타이어와 타이어 주걱, 펑크 패치를 빼고 에페토 마리포사 에스프레소를 휴대하고 다니면 펑크가 나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클린처 휠세트 사용시 공구통
튜블러 - 튜블러 휠세트 사용시 공구통
공구통에 깔끔하게 들어가는 리자인 프레셔 드라이브 핸드펌프와 스포트 드라이브 HP 핸드펌프
자강통상에서 취급하는 맥시스 플라이 웨이트(좌), 웰터 웨이트(우) 경량 튜브는 한정적인 튤캡슐의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오펜가드 스포츠
오펜가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4~5월은 라이더들에게 가장 힘든 계절이다. 기자도 자출을 하면서 불편을 느끼고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다양한 제품을 알아보던 중에 후아 마스크에서 나온 두 제품을 사용해 보았다.
먼저 사용한 제품은 오펜가드로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을 사용해 제작된 마스크는 안쪽 교체 가능한 필터를 부착하는 방식의 미세먼지 마스크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얼굴과 마스크가 잘 밀착되어 빈틈없이 잡아주고 연한 고무 재질의 스토퍼로 사용자에게 맞게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정밀한 밀착 성능과는 다르게 숨을 쉴 때 수분이 효율적으로 배출되지 않아 격한 라이딩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상생활에 사용하거나 조깅 같은 간단한 운동에 적합하다.
오펜가드 스포츠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스포츠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기존 오펜가드와 비교해 머리쪽에 고정하는 스트랩이 추가되어 격한 흔들림에도 마스크가 벗겨지거나 틀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얼굴형상에도 높은 밀착력을 위해 하단부가 길게 설계되었으며 디테일한 상단 부분은 확실히 좋은 착용감을 제공한다. 전면에 달린 밸브를 통해 숨을 쉬고 뱉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고 습기도 차지 않아 다양한 스포츠에 활용할 수 있는 미세먼지 마스크다.
위에 소개한 제품들은 기자가 모두 사용해보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소개했다. 제품 구매에 앞서 참고한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자출기를 마치며…
기자는 3월부터 시작해 5월까지 자출을 통해 총 1250㎞를 달렸다. 월에 평균 4번의 자출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편도 36㎞의 부담스럽던 거리도 점차 익숙해져 1시간반 정도로 줄어들었고 자출 초반에는 다소 피곤했지만 타면 탈수록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샤워시설이 따로 없어 더 많은 자출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연재가 끝나도 꾸준히 자출을 할 예정이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꼭 한번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한번 시작만 하면 꾸준히 자출에 성공할 수 있다. 아침마다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그날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활력이 생긴다. 물론 기자처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핑계로 무절제하게 야식을 먹으면 ‘건강한 돼지’가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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