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 너가 궁금해졌어”

양민호 코치와 함께하는 MTB학교

“MTB 너가 궁금해졌어”

로드바이크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자전거시장에서 최근 익스트림 스포츠로서의 MTB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삼천리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의 다운힐 참가자 수를 들 수 있다. MTB는 로드에 비해 주변에 타는 사람이 적어서 그렇지 막상 산에서 MTB를 경험해 보면 그 매력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다. 기자도 작년부터 MTB에 매력을 느껴왔고 드디어 MTB에 도전한다. 코리아 바이크스쿨의 양민호 코치와 함께 다음 달부터 MTB를 배워보자. 그전에 이번호에서는 MTB를 배우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과 나에게 맞는 MTB는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글·사진 유병훈 기자

 

양민호 코치
2016 세계대학선수권 6위
2016 중국노코배다운힐대회 B클래스 1위
2015 이충무공 이순신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 대학부 1위
2015 상주시장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 대학부 1위
2011 제14회 춘천시장배 강촌챌린저 일반부 1위 첼로스포츠 전속선수
2010 삼천리배 전국산악자전거 대회 일반부 1위
2010 강촌챌린지 전국산악자전거대회 일반부 1위
2008 기장군 전국산악자전거대회 고등부 1위
2008 나주 전국산악자전거대회 고등부 1위
제89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4위

MTB를 타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계속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은 ‘일이 바빠서’라는 언제 어디에나 적합한 핑계 때문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다운힐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선수들을 보며 이제는 정말 한번 시작해보자는 마음이 들었고 곧바로 스승을 찾았다. 그렇게 만난 코리아 바이크스쿨의 양민호 코치와 이제 MTB 입문을 시작하려 한다. 

산악자전거에 도전!
MTB는 말 그대로 산에서 타는 자전거를 말한다. 국토의 70%가 산이라는 대한민국이지만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도심에서 산길을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일부러 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면 수년 넘게 산길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출퇴근길에도 만날 수 있는 도로에서 타는 로드바이크가 지금과 같이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주변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볼 수 없다보니 MTB를 타야겠다는 생각을 못하게 되고, 탄다고 해도 어디서 어떻게 타야 하는지 막막할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MTB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이 연재를 시작한다. 기자가 직접 MTB를 배우며 그 즐거움과 재미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방법까지 자세하게 소개하는 이번 연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MTB에 도전하고 새로운 재미를 찾길 바란다. 

어떻게 시작해야할까?
자, 이제부터 뭘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만약 기자가 MTB의 M자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라면 무엇부터 고민할지 생각을 해봤는데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물이다. MTB를 타기로 마음먹었으니 무엇보다 MTB 한 대가 필요할 것이다. 안전을 위한 헬멧이나 장갑, 보호장구도 필요할 것이고 금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전용 의류도 있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선 가장 중요한 MTB를 어떻게 골라야 할지 알아보자. 

뭐 이렇게 종류가 많아?
로드바이크만 타던 사람이라면 MTB의 다양한 종류에 가장 먼저 당황하게 된다. 물론 로드도 지오메트리나 형상에 따라서 에어로 모델이나 경량 모델과 같이 구분 짓기도 하지만 이 둘의 차이는 MTB에 비해 크지 않다. 때문에 같은 대회에 어떤 선수는 에어로 모델을, 어떤 선수는 경량모델을 타고 나가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그러나 엠티비에서는 그렇지 않다.
잠시 후 설명하겠지만 XC대회에 다운힐 자전거를 타고 출전하는 선수는 전무하다. 외계인이 지구인과 형평성을 맞추겠다며 그리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처음 MTB를 사려고 찾아보면 초보자는 여러 가지 단어로 혼란을 겪게 된다. XC, 트레일, 하드테일, 풀샥(풀서스펜션이 정확한 말이다), 다운힐, 엔듀로, 올마운틴, 프리라이드 등등 매우 다양하다.
이렇게 많은 종류를 구분 짓는 가장 단순한 척도는 바로 충격을 흡수해주는 서스펜션의 작동범위를 지칭하는 단어 ‘트래블(travel)’이다. 트래블의 길고 짧음에 따라서 장르를 분류한다고 생각하면 가장 간단하다. 트래블이 길수록 보다 험로에 적합하며 라이딩 스타일이 과격한 장르이며, 자전거는 대체로 더 무겁고 비싸진다. 

트래블 길이에 따라서 XC, 트레일, 올마운틴, 엔듀로, 다운힐로 MTB의 종류를 구분지어 보자. 

 


1. XC 하드테일
XC 하드테일은 우리나라 MTB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델이다. 빠른 스피드를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며 하드테일(hard tail)이라는 말 그대로 뒤쪽이 단단하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앞바퀴에만 서스펜션이 있으며 뒤쪽은 로드바이크와 동일하게 서스펜션이 없다. 앞 서스펜션의 트래블은 80~120㎜ 사이다. XC는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의 약칭으로 스키 등의 종목에서도 보듯이 야외의 자연지형을 달리는 라이딩 스타일로 산악자전거의 기본이 된다.

 

 

 

2. XC 풀서스펜션
스피드를 추구하는 XC에도 뒤쪽에 서스펜션이 달려 나오는 모델이 있다. 앞과 뒤 모두 서스펜션이 있는 XC라고 해서 풀서스펜션(full suspension) XC라고 하는데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앞뒤 모두 서스펜션이 있으면 험로에서도 승차감이 좋고 접지력도 향상된다. 다만 오르막에서는 서스펜션의 작동이 힘 전달력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지만 요즘은 리모트 스위치로 서스펜션 작동을 잠그고 켤 수 있다. 험로와 내리막에서는 서스펜션을 작동시키면 된다. 이처럼 XC 풀서스펜션은 승차감 향상과 접지력, 힘전달성을 모두 잡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트래블은 80~120㎜ 사이다.

 

 

 

3. 트레일
트레일(Trail) 모델부터는 앞뒤 모두에 서스펜션이 달려있다. 트레일은 XC와 올마운틴의 중간정도 성향을 갖는 자전거로 트래블은 120~140㎜ 사이다. 올마운틴에 비해 오르막 주행에도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자전거다. XC처럼 레이싱을 위한 빠른 스피드를 추구하는 자전거는 아니며 좀 더 편안하게 장거리 주행을 하고자 하는 라이더에게 적합하다. 트레일은 자연지형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코스를 말하며, 이런 코스를 타기에 적합한 자전거라는 뜻이다. 

 

 


4. 올마운틴
올마운틴(All mountain)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산악 코스에 적합한 자전거를 말한다. 트래블은 140~160㎜ 정도이며 업힐과 다운힐 중 다운힐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자전거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5가지 장르의 자전거 중에 딱 중간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5. 엔듀로
엔듀로(Enduro)는 올마운틴에서 좀 더 다운힐에 가깝게 개량된 MTB다. 약 3:7의 비율로 내리막을 더 즐기는 라이더를 위해 등판능력에서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충격흡수 능력과 지오메트리를 내리막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설계한다. 트래블의 길이는 160~180㎜ 정도다. 엔듀로는 본래 장시간 달리는 내구 라이딩을 뜻하며, 험로에서도 오랫동안 탈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6. 다운힐
다운힐(Down hill)은 온전히 빠르게 내려가기 위해 탄생한 MTB다. 자전거로 이 정도까지 빠르게 내려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고속을 추구하는데 다운힐 세계기록은 시속 167.6㎞에 달한다. 험로 내리막을 질주하고 점프와 드롭(drop, 높은 곳에서 뛰어내림)도 해내야 해서 트래블은 200㎜ 이상이다. 헤드튜브의 각도가 누워있고 내리 막에서도 평지를 달리는 일반 자전거와 비슷한 포지션이 되도록 핸들바가 높고 안장은 낮게 뒤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렇게 MTB는 라이딩 지형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XC에서 다운힐로 갈수록 트래블이 늘어나며 BB는 높아지고, 헤드튜브와 지면이 이루는 각도는 작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MTB를 시작할 때 하드테일 XC로 시작하는 것이 마치 공식처럼 자리 잡고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양민호 코치는 기자에게 하드테일보다는 풀샥으로 시작하는 걸 추천했다. 하드테일에 비해 타기가 편하고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는 앞뒤 모두 서스펜션을 장착한 풀서스펜션 자전거를 타기로 했으며 함께 교육을 받으며 촬영을 담당할 이기자는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는 하드테일을 선택했다. 

 

언젠가 이렇게 날아오를 날을 기대해보자

 

 

 

1년뒤 대회 출전을 목표로 
이번 시간은 MTB를 전혀 모르는 사람, 태어나서 자전거를 처음 타거나 또는 지금까지 생활형 자전거만 타다가 레저를 위해 자전거를 시작해보려는 사람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기초부터 다시 생각해보고 배워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작은 자전거에 올라타는 방법과 출발하는 방법과 같이 매우 기초적인 것부터 후반에는 잭나이프, 윌리, 드롭 등 고급기술까지 이어질 것이다. 연재는 약 1년, 또는 그 이상 이어질 것이며 교육이 끝나갈 때쯤에는 대회에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목표로 한다. 

대략적인 커리큘럼은 다음과 같다. 

1. 타는 법(산에서의 출발과 정지)
2. MTB 브레이킹
3. 변속방법
4. 언덕 오르는 방법과 내려오는 방법
5. 코너링 자세
6. 장애물 통과
7. 스탠딩
8. 잭나이프
9. 스키딩턴
10. 드롭
11. 윌리

커리큘럼이 너무 느리거나 빠르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훈련을 하는데 기준으로 삼기 위해 기초부터 자세히 다루기로 했다. 앞으로 매달 연재되는 내용에 따라 관심 있는 독자들도 기자와 함께 산악자전거를 배워보자. 그렇게 즐기다 보면 내년 어딘가의 대회에서 기자와 마주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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