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중이 가벼워 절대파워가 약하면 쓰지 마라
- 업힐에서 손실이 아주 없지는 않다
-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 PR 대잔치?!?!

지난달 기자가 직접 경험해본 에어로엑스는 초급 동호인인 기자의 좁쌀파워에서도 느껴질 만큼 손실 없는 업힐, 뚜렷한 평지항속력 증가라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기자의 단편적인 시승기에 기댈 수는 없는 법, 기자보다 더 높은 실력을 갖춘 라이더에게 시승을 부탁했다.

시승 라이더는 동호인 곽솔비 씨로 기자의 동갑내기 친구다. 15년경 로드에 입문한 곽씨는 올해 기량상승이 유난히 두드러져 시승을 제안하게 되었다. 그녀가 현재 운용하는 휠세트는 캄파놀로 보라 울트라 튜블러 35모델이며, 프레임은 에스웍스 타막이다. 프레임과 휠세트 모두 연식은 조금 있지만 최상급의 구성이기에 더 뉴 에어로엑스에게는 다소 냉정하고 가혹한 비교의 장이 될 것임이 자명했다.

 

시승기를 위해 촬영일 1주전 휠세트를 발송했다. 사실 기자 개인적으로 아데온과 비교시승에 욕심이 생겨 더 뉴 에어로엑스 60과 아데온 50 휠세트 두 가지를 모두 보내놓고 어떤 것을 먼저 써보겠느냐 물었더니, 역시나 60 프로파일의 하이림이 더 궁금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렇게 1주 동안 스트라바 기록상 총 252.25km를 더 뉴 에어로엑스 60과 함께한 시승자의 솔직 담백한 의견을 들어본다.

아래부터는 시승자인 곽솔비 씨와 휠세트에 대해 나눈 대화를 재구성한 내용이다.

시승기

캄파놀로 보라 울트라 35를 운용하면서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워낙에 유명한 휠세트인데다 성능도 받쳐주기에 휠세트에는 그다지 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림높이가 50가 넘어가는 휠세트에 대한 경험이 적어서, 이번에 하이림 시승에 대한 연락이 왔을 때 타보고 싶다고 흔쾌히 수락했다. 기자는 아비아브의 아데온과 에어로엑스 두 벌을 보내왔지만, 더 상위등급에 높은 림높이를 지닌 에어로엑스로 고민 없이 선택했다.

 

밍숭맹숭한 첫만남

 

첫 라이딩은 안양에서 신정교를 반환하는 맛보기 코스로 설정했다. 업힐 없이 평지만 지속되는 코스로 거리는 30km 남짓이다. 매일 자전거로 출근하는 터라 익숙한 코스지만, 출근 시에는 땀이 나지 않도록 살살 달리는 편이어서 이 길을 조금 밟으며 달리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평균속도는 시속 33km 정도였는데, 사실 이 날은 휠세트의 성능을 느끼기보다는 어떤 휠인지 대강 파악하는 탐색전에 가까웠다고 본다. 복귀길에서는 상당한 역풍이 불어 하이림의 에어로 성능을 기대했건만 속도가 충분하지 않았던 탓인지 크게 느낄 수는 없었다.

 

본격적인 90km 시승

 

첫 라이딩 다음날, 본격적으로 휠세트를 느껴볼 수 있을만한 라이딩을 시도했다. 안양에서 출발해 안양천-한강남단-잠실철교-남산-북악-한강남단-안양천-안양으로 복귀하는 약 90km의 코스를 달렸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이제 갓 탐색전을 마치고 미처 적응하지 못한 에어로엑스를 운용하는 것은 상당히 버거웠다는 느낌이다. 함께한 일행의 페이스가 상당히 빨랐던 데다가 거리도 장거리였고, 평지에서 상당한 페이스로 달리는 중간중간에도 순간적인 인터벌이 요구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됐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문보경

 

여기서 장단점을 확실하게 느꼈는데, 40km 수준의 고속에서는 유지가 매우 편안했던 것이 큰 장점이었던 반면, 앞서 말했듯이 그 속도에서 치고나가는 순간가속은 상당히 어려웠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아무래도 여성이다 보니 본인의 ftp가 높을지언정 가벼운 체중으로 인해 절대파워는 상대적으로 모자라기 마련인데, 이러한 부분에서 기인한 단점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달 먼저 시승했던 기자와는 상반된 의견이어서 더욱 힘을 실어준다. 기자는 오히려 고속에서 추가 가속에 탄력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니 비슷한 ftp 수준을 지녔고, 체중이 어느 정도 되는 라이더라면, 본인과 같이 인터벌에서의 버거움 없이 빠른 순간가속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문보경

긴 평지 이후 남산과 북악에서는 평소보다 조금 페이스가 떨어졌다. 평지에서의 하이페이스로 인해 오히려 업힐에서 리커버리를 시도한 것이 주된 영향이지만, 미세하게 휠세트의 변화에서 오는 둔감함이 느껴졌다. 하이림을 테스트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흔히들 조언했듯이 림높이의 변화로 인한 피할 수 없는 단점으로 느껴졌다(이 역시 업힐에서 손실이 거의 없었다는 기자와는 상반된 의견이었는데, 사실 기자는 업힐이면 다 똑같이 힘들기에 시승자의 의견이 더 신뢰감 있는 편). 이후 다운힐이 이어졌는데, 다운힐에서는 놀라운 측면강성, 접지력으로 라이딩이 안정적이었다. 좀 더 공격적인 포지션도 취해볼 수 있었다.

사진제공 고지은

대반전

나름 냉철한 평가를 머릿속으로 내렸다고 생각했는데, 복귀 후 라이딩 기록을 확인할 때는 놀라움을 금치 못할, 그야말로 대반전이 일어났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라이딩이었지만, 위에 언급한 몇몇 단점들을 모두 상쇄시킬만한 결과가 나왔다. 힘들고, 버겁고, 업힐에서는 잡아당기는 듯하고이는 모두 기분 탓이었나 보다.

스트라바 상 평지와 다운힐 구간에서의 개인기록(PR)이 무려 18개나 있었고, 그중 여성 종합순위에 랭크된 구간은 무려 7(23, 31, 61, 72)나 되었다. 이는 하이페이스의 영향도 크지만 휠세트의 성능도 분명 작용했다고 본다. 종종 이어지는 순간 인터벌에서 느껴진 피로도가 부담이 되면서 머릿속으로는 부정적인 인식이 쌓여갔던 반면, 에어로엑스의 탁월한 항속유지력은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기록을 단축시켜준 것이다. 남산-북악 코스만 보자면 업힐을 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기록을 달성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결론

아비아브 더 뉴 에어로엑스를 시승하고 나서 내린 결론을 종합하자면, 첫째로 절대파워가 높은 라이더에게 유리하다는 점이다. 본인은 여성라이더 중에서도 가벼운 편으로, 앞서 언급했듯이 고속항속 중 순간적인 인터벌에 어려움을 느꼈다. 이를 보완할만한 절대파워가 있다면 별 어려움 없이 에어로엑스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고, 항속유지력이 워낙 탁월하기에 기록단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업힐에서 손실이 없다는 지난 달 기자의 말은 100% 동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힐에서 손실이 없을 수는 없다. 라이딩 기록상으로도 그렇고 휠세트의 설계방향 자체가 에어로에 집중되었기에 단단하고, 가볍고, 빠른 반응성이 중요한 업힐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러한 단점이 평지에서 충분히 상쇄되기에 업힐 기량이 좋으면서 평지에서의 항속유지력을 원하는 라이더라면 충분히 고려할만한 선택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다운힐의 드라마틱한 속도 향상이다. 다운힐은 체중과 테크닉 순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다운힐이래봐야 남산과 북악 두 군데였지만 이곳에서 개인기록을 낸 것을 보면 휠세트의 구름성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본인에게 적용되는 단점이 치명적인 만큼 본인은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휠세트지만, 절대파워가 받쳐주는 일반적인 남성 라이더라면 매우 추천할 만한하다.

 

시승자 곽솔비

 

안양에 거주하는 동호인 곽솔비 씨는 기자의 동갑내기 친구로, 2015년 로드바이크에 입문하여 꾸준히 기량을 키워왔다. 작년과 올해 괄목할만한 기량상승을 이뤄냈으며, 스트라바의 많은 구간에서 순위권에 올라있다. 4점대의 ftp를 지닌 실력 있는 라이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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