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요법으로 새로운 갈래를 제시하는 로드바이크 휠세트

ZIPP FIRECREST 303 Test Ride

짚 파이어크레스트 303 시승

 

 

짚의 신형 파이어크레스트 휠세트 중 가장 먼저 선보이는 303은 출시 전부터 세간의 관심이 초 집중된 모델이다. 충격적이었던 데칼의 변화, 25로 확장된 내폭, 그로인해 최소 권장타이어의 규격은 무려 28C이면서 무게는 전작에 비해 300g이나 줄어들었다는 내용까지.

일반적인 로드바이크 휠세트의 트렌드를 이해한다면 새로운 파이어크레스트 시리즈가 갖는 이 모든 특징들은 충격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다. 파이어크레스트 휠세트의 특징을 직접 뜯어보고, 퍼포먼스에서는 어떠한 변화를 보여줄지 시승해보았다.

 

주목할 변화? 무게와 내폭이 가장 큰 골자

짚의 휠세트는 높은 에어로 성능으로 유명하지만, 꽤나 무거운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파이어크레스트는 무려 300g이나 줄여낸 1300g대로 돌아왔다. 이는 튜브리스 디스크 휠세트 중 가장 가벼운 편에 속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무게가 줄어든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후크리스(Hookless) 디자인이다. 타이어의 비드를 림에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후크가 없는 디자인을 뜻한다. 얼핏 생각하면 타이어 이탈의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최신의 튜브리스 디스크브레이크 휠세트는 감량을 위해 후크리스 디자인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후크리스 디자인은 타이어와 림이 맞물리면서 생기는 틈에 유입되는 공기흐름까지 매끄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에어로 성능에서도 더욱 효과적이다. 실전에서의 안정성도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 짚은 후크리스 디자인만으로 무게와 에어로를 잡아낸 것이다.

후크리스 림이 주는 에어로 효과를 표현한 그림
후크리스 림이 주는 에어로 효과를 표현한 그림

 

내폭 25, 외폭 30의 엄청난 뚱림

내폭이 25로 크게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후크리스 림에 내폭이 25나 되어 짚에서 권장하는 최소한의 타이어 규격은 28C 튜브리스라는 충격적인 조건이 붙게 되었다. 사실 이규격은 전통적인 로드바이크에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보다는 최근 로드바이크의 확장판이라 볼 수 있는 그래블바이크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짚은 이를 그래블용 휠세트라고 어디에도 언급하지 않는다. 짚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러한 스타일을 모던바이크라 칭하면서 빠른 속도의 로드바이크든 그래블이든 이 휠세트 한 벌이면 족하다고 아주 당당하게 말하는 듯하다.

권장 타이어 규격이 커져 많은 라이더들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최신의 프레임이라면 30C 수준의 클리어런스가 확보되어 있지만, 그렇지 못한 프레임도 많기에 클리어런스 확인은 필수다. 실제 장착해본 결과, 25C 타이어까지 가능한 것을 확인했기에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권장하지 않는 타이어 장착으로 인한 손상은 워런티에서 제외되니 현명하게 판단하도록 하자. 가격은 250만원으로 경쟁 브랜드 대비 상당히 저렴한 것도 아주 큰 장점이다.

28c 슈발베 원 타이어와 결합된 303. 에어로효과를 위한 3세대의 ABLC 딤플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된다. 프로파일은 40㎜ 올라운더 타입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높이다
28c 슈발베 원 타이어와 결합된 303. 에어로효과를 위한 3세대의 ABLC 딤플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된다. 프로파일은 40㎜ 올라운더 타입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높이다
허브는 6개의 파울을 지닌 Z1 시스템으로 변경되었다. 즉각적인 반응성이 두드러지며, 드라이브 사이드의 허브플랜지는 직경이 더 넓어져 페달링 강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허브는 6개의 파울을 지닌 Z1 시스템으로 변경되었다. 즉각적인 반응성이 두드러지며, 드라이브 사이드의 허브플랜지는 직경이 더 넓어져 페달링 강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피나렐로 도그마 F12의 넓은 클리어런스로 28c타이어도 무리 없이 장착 가능했다
피나렐로 도그마 F12의 넓은 클리어런스로 28c타이어도 무리 없이 장착 가능했다

 

시승기 _연제성

 

너무나 안락한 승차감, 향상된 접지력

짚의 새로운 휠세트라고 하기에 큰 관심이 쏠렸다. 데칼로 인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훨씬 멋졌다. 스티커 데칼은 림 색상과 비슷한데, 반사소재로 되어있는 것 같다. 현재 타고 있는 피나렐로 도그마 F12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휠세트에 대한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고 시승 당일 바로 장착하고 아라뱅뱅코스를 달렸다. 어떤 휠인지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당장 실감할 수 있었던 차이는 바로 승차감, 그리고 아주 안정적인 코너링이었다. 일단 눈으로 보기에도 타이어가 두꺼운 것이 승차감이 좋겠구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튜브리스 휠의 승차감은 이미 다른 타입보다 월등한 것으로 유명한데, 예상보다 훨씬 더 편안함을 선사해준 것이다. 같은 이유로 높아진 접지력 덕분에 코너링도 안정적이다.

가벼운 한 바퀴 이후 휠세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확실히 여러모로 고민하고 개발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한 바퀴를 돌고 나서 필자가 먼저 꺼낸 이야기는 바로 이거 로드 휠세트 맞아?”였기 때문이다. 너무나 안락한 승차감으로 자꾸만 비포장을 달려 보고픈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필자는 선수시절의 경험도 있고 이런 편안한 휠세트보다는 즉각적인 반응성이 높고 경쾌한 휠세트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 제품 역시 그런 장점이 있지만 우월한 승차감에 묻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쉽사리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짚에서 추구하는 모던바이크라는 개념에서 사이클링 시장의 변화를, 또 이를 앞장서서 개척해 나가는 짚의 혁신의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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