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안전하게 라이딩하고 있는가

– 공도주행(제1편)

공도에서 자전거는 현행법상 차로 인정되어 자동차들과 함께 달려야 한다. 법적으로는 차로의 가장 오른쪽에 붙어가야 하는데, 갓길보다는 바깥차선 안쪽으로 달리는 것이 더 안전하다. 다른 자전거 혹은 차량들과 부질없는 신경전을 벌이지 않도록 자제하고, 운전자 관점에서 보아 자전거가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한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운전자와 라이더는 다른 사람이 아니다. 자전거를 타면 라이더, 운전할 때는 운전자일 뿐이다. 서로의 입장에서 조금만 배려하면 모두가 안전해질 것이다     

지난 7월호에 자전거도로에서의 안전에 대해 다룬 이후 필자에게 연락 온 몇 분의 이야기로 시작해보겠다.
우선 자신은 자전거도로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데 공사구간 등 위험요소가 너무 많아 불편을 느낀 적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보행자와 동선이 겹치는 구간이 많다 보니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 애완견 때문에 아찔했던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갑자기 유턴을 하거나 생각지도 않게 방향전환을 하기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비슷한 경험이 수많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정답은 방어주행과 빠른 판단 그리고 서행뿐이라고 생각한다. 과신은 금물이라는 말이다. 

부질없는 신경전에 스스로를 내몰지 않았는가 
간혹 뉴스에 자전거도로에서의 과속(?)을 지적하는 기사가 등장한다. 기사의 요점은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자전거도로에서 상상 이상의 속도로 빠르게 달리는 자전거를 지목하려는 것이다. 산행 코스에서 무섭게 다운힐 하는 산악자전거를 입산금지시키자는 시민단체의 주장과도 맥이 닿는 부분일 수 있다. 자전거는 인간이 스스로의 힘과 조향으로 주행하는(물론 최근에는 전기자전거가 확대되고는 있지만) 도구다. 즉, 우리 스스로가 안전을 위해 자제하고 조절해야 하는 탈것이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개인의 욕망과 상충되는 부분이 생긴다. 라이딩에서 느끼는 쾌감과 스피드 그리고 운동도구로서 자전거를 타며 우리가 이기적이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자전거도로에서 보행자나 다른 주행자와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 공도에서는 차량들과의 신경전에 스스로를 내몰았던 것은 아닐까. 

추월과 내리막 코너링의 위험 
라이딩 재미를 제대로 만끽하고 기술적으로도 숙달되면 나 자신과 자전거가 일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처음에는 주변 사물이 모두 두려운 존재였으나 어느 순간 ‘나를 두려워하라’는 식의 자아도취적인 태도로 돌아서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추월이다. 앞에 가고 있는 라이더보다 내가 더 빠르다는 존재의식과 함께 다리에 힘이 더욱 들어가고 그를 추월하며 느끼는 쾌감에 도취되고 만다.
사고는 과신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정도면 충분히 내가 갈 수 있겠다는 과신 때문이다. 이것의 대표적인 사례는 내리막 코너링이다. 기술적인 부족함까지 더해져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즐기는 자전거의 행복은 사고 없이 안전하게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일반 공도에서의 안전주행에 관해 설명해보겠다.

일반 공도는 차량이 다니는 도로라고 보면 된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는 2륜차 주행이 금지되어 있다. 금지된 곳을 제외한 일반도로에서 자전거(2륜차)도 차량의 하나로 보며, 저속차량, 교통최약자로 분류된다. 그래서 편도 1차로면 1차로 가장자리(오른쪽 끝)로 주행해야 한다. 편도 2차로라면 당연히 2차로 가장자리로 달려야 한다.

갓길로 주행하는 것이 안전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주행그룹 전체를 갓길로 유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안전하지만은 않다. 갓길은 도로교통법상 주행이 금지된 곳이다. 차량의 고장 등 부득이한 사정에 한해 임시 주차를 허용하는 곳이다. 또한 모든 도로에 갓길이 온전하게 있지 않고 패임, 파손 및 불법 적치물 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갓길로만 가다가 이러한 위험요소를 만났을 때 갑자기 차선으로 들어가게 되면 뒤따라오는 차량과의 추돌 위험성이 높다.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차로 인정되니 주행 차로의 가장자리에서 달려야 한다.

도로교통법에는 갓길 주행이 ‘지정차로 위반’으로 규정되어 있다. 자전거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하지만 안전상, 교통법상 주행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운전자 입장에서 갓길로 달리는 자전거를 보면 위험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감속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게 되는데 이때 차에 의한 후풍에 의해 매우 위험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 도로의 약 1/3 지점에서 달리는 것이 뒤따라오는 차량이 인지하고 속도를 줄여 추월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 더 안전하다고 본다.

운전자 시각에서 바라본 자전거 주행
이제부터는 운전자 중심의 시각에서 자전거 주행자를 바라본 모습으로 설명하겠다. 
공도에서는 차량과 자전거가 함께 달리므로 자전거 주행자는 항상 뒤따라오는 차량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차량운전자는 전방에서 자전거를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고 추월의 기회를 살피게 된다. 우선 룸미러나 좌우측 사이드미러로 후방 차량의 여부, 속도 등을 감안해 안전하게 추월하고자 한다.
자전거 주행자는 후방에 차량이 따라오는지 소리(차량 엔진음, 타이어 마찰음 등)로 느끼게 된다. 그래서 공도에서는 이어폰을 끼고 달려서는 안된다. 주변 소리를 잘 듣고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량이 다가오면 적절한 위치, 즉 차량이 추월할 수 있도록 최대한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손짓으로 추월해도 좋다는 수신호를 주어야 한다.
단체주행에서는 가장 후방에 선 라이더가 차량이 오는 것을 감지하면 차가 따라 오고 있고 곧 추월한다는 음성신호를 전방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룹의 인원이 많을수록 전방에서 후방상황을 모두 파악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과 같이 차량이 자전거 주행자를 발견하면 코너에서는 추월하지 않고 있다가 직선구간에서 반대편 차로에 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차선을 넘어 라이더를 추월한다. 차량이 이렇게 접근하고 추월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후미 주자가 직선구간이 나오면 차량에게 추월해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줄 수 있다. 자전거 라이더도 차를 몰면 드라이버가 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인 상황이다. 
간혹 어떤 차량은 경적을 울려 자신이 추월할 거라고 미리 알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어떤 라이더들은 차량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경적음이라 민감하게 반응하여 차량 운전자와 다툼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심전심이 통하지 않은 상황이다.
무리하게 자전거 주행자를 위협하며 경적을 울리는 차량인지, 그렇지 않고 나름의 에티켓으로 경적을 울리는 차량인지는 자신이 차를 몰아보면 잘 알 것이다.

필자는 주간 라이딩에도 반드시 후미등을 켜고 달린다. 오래전부터 그래왔는데 이유는 나 자신이 운전해보니 후미등을 켜고 주행하는 자전거는 어느 상황에서든 잘 보였고 곧 나와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행동이라 생각했다. 갑자기 어두운 터널에 들어설 때 운전자는 잠시 시야가 어두워져 앞의 사물을 빨리 알아차리지 못한다. 하지만 이 작은 후미등이 해결해 줄 수 있다.

최근 모던한 느낌, 감각을 강조하는 유니크한 디자인의 자전거 의류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멋과 감성,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운전자의 시선을 끄는 화려한 색상이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 필자가 직접 운전하고 라이딩 코스를 다녀보니 어두울 때나 그늘진 곳에서 어두운 복장의 라이더를 만나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밝은 색에 감각적인 디자인을 가진 유니폼도 많이 있다. 특히나 더운 여름에 밝은 색은 열사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짙은 색보다는 밝은 색이 빛 반사율이 높다는 것은 상식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자전거를 제어하려면 마음부터 제어해야 할 것이다.
- 사이클링연구소 -
아까도 설명한 지정차선 위반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전거도로로 달려야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위 사진과 같이 필자의 운전자 시선에서 봤을 때, 그리고 반대편 차로의 차량 운전자는 어떤 마음일까. 필자야 당연히 반대편에 차가 오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추월하겠지만 아마 몰지각한 운전자 중에는 이 상황에서 분개해 경적음을 거칠게 울리거나 창문 열고 라이더들에게 욕을 하고 자전거 옆으로 바짝 붙어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도 이런 운전자들과 시비가 붙은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자전거, 즉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심보다는 이런 곳에 왜 자전거를 타고 와서 교통체증을 일으키느냐는 식의 분노만을 표출한다. 반대로 자전거 라이더도 차량 운전자들에게 위협 아닌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차로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든가, 중앙선을 넘는 등 몰지각한 라이딩을 하는 라이더도 문제가 있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도로에서 자동차와 자전거는 언제나 불편한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라이더는 운전자이기도 할 것이고, 많은 운전자도 라이더일 수 있으니 잠시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차량이 자전거를 추월할 때는 1m 이상 거리를 두고 추월해달라는 호소는 캠페인으로 그치지 않고 차량 운전자들의 상식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자전거 주행자는 차량의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고 자동차 운전자는 자전거 주행자의 안전을 위해 속도를 줄여주는 것이 법이나 캠페인이 아닌 상식이 되어 서로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겠다.
다음호에서는 더 많은 사례를 통해 도로에서의 안전주행에 대해 설명하겠다. 

 

 

 

저작권자 © 자전거생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