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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파딩(Penny-farthing) 복원모델, ‘하이휠’ 국내 시판 임박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자전거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자전거
페니파딩(Penny-farthing) 복원모델, ‘하이휠’ 국내 시판 임박


거의 사람 키만 한 바퀴가 허공을 가르듯이 느릿느릿 굴러간다. 그 위에 앉은 사람은 공중에 붕 뜬 마냥 우아한 자세로 페달을 돌리며 세상을 내려다본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로 꼽히는 페니파딩 이야기다. 오디너리, 빅휠, 하이휠, 의류 브랜드에서 따와 ‘빈폴 자전거로’로도 불리는 이 자전거가 국내에 수입된다. 외형은 클래식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실제로 탈 수 있는 모델로 특별한 라이딩을 원하거나 장소를 빛낼 소품으로 유용하다  

 

 

사람들은 시간을 되돌린 듯 19세기 영국신사풍의 트위드 복장을 한 늘씬한 남자가 탄 페니파딩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찍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3월 16일 오전, 제2회 코리아 스마트모빌리티 페어(코빌)가 열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앞에서 커다란 앞바퀴와 작은 뒷바퀴가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는 페니파딩을 시승한 박경철(클래식 바이크 수집가) 씨에게 시선은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특별한 자전거와 독특한 복장의 박 씨 모두에게서 클래식과 빈티지의 깊은 매력을 엿보았다.  

130년도 더 된 19세기말의 이 구식 자전거에 사람들은 왜 열광하는 것일까. 이유는 단 한가지, 기계로 보이지 않을 만큼 자전거 자체가 너무나 아름답고 단순하며, 그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움직임조차 격조 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박경철 씨가 페니파딩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세기 영국신사와 같은 복장은 뭇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페니파딩에 오르기 위해 도움닫기를 하는 모습

 

 

특별한 이름의 유래 
국내에는 페니파딩(Penny-farthing)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오디너리(Ordinary), 빅휠(Big wheel), 하이휠(High wheel)이라고도 불린다. 이 자전거를 브랜드에 활용한 의류업체의 이름을 따서 ‘빈폴 자전거’로도 알려져 있다.
하나의 자전거에 이렇게 많은 이름이 붙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화제의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양한 이름의 유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전거 발전사를 간략히 살펴야 한다. 


1790년 바퀴 두 개를 연결한 최초의 원시적인 자전거가 프랑스에서 발명되었다. ‘셀레리페르’라고 불린 이 자전거는 한때 파리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으나 무게가 40kg에 달할 정도로 무겁고 방향 전환이 불편해 잠깐의 유행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1817년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핸들바를 단 드라이지네가 독일에서 발명되었지만 여전히 두 발로 땅을 박차고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1861년 파리의 대장장이 피에르 미쇼가 마침내 앞바퀴에 페달을 단 자전거를 개발해 두 발을 땅에서 떼게 된다. 이 벨로시페드는 대량생산된 최초의 자전거로 영국에 건너가서는 비포장도로나 돌길에서 진동이 하도 요란해 뼈까지 흔들린다고 해서 본쉐이커(Bone shaker)라는 우스꽝스런 이름이 붙기도 했다.
본쉐이커는 이름은 웃겼지만 이 자전거로 파리에서 사상최초의 레이스가 열렸고 유럽을 중심으로 대량생산이 시작되어 자전거를 보급시킨 주인공이었다. 이 본쉐이커의 앞바퀴를 최대한 키워 고속성능을 높인 것이 바로 페니파딩이다. 당시 통용되던 페니와 파딩이란 동전에서 이름이 유래했는데 페니는 크고 파딩은 작아서 큰 앞바퀴와 작은 뒷바퀴의 대조를 빗대 표현한 것이다. 


페니파딩은 1871년 영국의 제임스 스탈리가 개발했다. 페달이 달린 앞바퀴를 키울수록 페달을 한바퀴 돌릴 때 움직이는 거리가 늘어나 속도도 빨라지는 원리를 응용했다. 본쉐이커의 승차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통고무 타이어를 사용했고 무게도 20kg 정도로 가벼웠는데 더 가벼운 경주용 모델은 시속 40km 이상의 고속을 낼 수 있었다. 

빅휠과 하이휠은 말 그대로 큰 바퀴라는 뜻으로 앞바퀴 지름은 150cm까지 커졌다. ‘일상적인’ 이라는 뜻의 오디너리(Ordinary)는 빠르고 승차감도 좋으며 디자인도 멋져 가장 발전되고 보편적인 자전거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킨텍스 광장을 누비는 페니파딩은 이번이 처음 아닐까

 

 

장미에 돋힌 가시 
이 아름다운 자전거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앞바퀴가 너무 크고 바퀴 바로 위에 사람이 타서 작은 장애물이라도 만나면 앞으로 꼬꾸라질 위험이 높았던 것이다. 타고 내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높은 문턱은 오히려 희귀성과 각별함을 더욱 강조해 지금까지 클래식 바이크의 대명사가 되는데 일조하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이번에 산타바이크에서 시범 도입한 하이휠 모델은 바퀴지름 48인치(122cm) 모델로 오리지널에 충실하게 복원되어 통타이어에 철제 프레임과 스포크로 만들어졌다. 브레이크는 없으며 무게는 15.4kg.
안장이 가슴 높이에 있기 때문에 실제 안장에 오르면 지면에 선 것보다 50cm 이상 시야가 높아져 허공에 뜬 듯한 느낌을 준다. 


페니파딩은 출발과 하차가 어려운데, 요령만 알면 그리 힘들지 않다. 작은 뒷바퀴 바로 위에 달린 발판에 왼발을 대고 두 손은 핸들바를 잡은 채 밀면서 속도를 얻은 다음 뒤쪽에서 안장으로 올라가 출발하면 된다. 내릴 때는 반대로 발판을 밟고 뒤로 뛰어내리듯 착지한다. 휠 크기와 안장 높이, 크랭크 길이에 따라 적정 신장이 달라지므로 사전에 자전거와 몸을 맞추는 세팅이 필요하다. 

대전에서 클래식 바이크 수집가로 유명한 박경철 씨가 적집 와서 시승을 했다. 박 씨는 일부러 19세기 영국신사 같은 트위드 조끼와 바지, 아이비캡 차림으로 나타났다. 키가 크고 날씬한 체격이어서 복장이 더욱 어울렸는데 날렵한 페니파딩에 오르니 실로 점입가경이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혹은 19세기말의 한 풍경이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에 갑자기 재현된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돋보였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그는 느긋하게 킨텍스 광장을 누볐다. 앞바퀴가 워낙 커서 페달링 속도가 느려 전체적인 움직임도 느릿하게 보였는데 이마저 품격 있게 느껴졌다.
사진취재를 하던 최웅섭 팀장이 자신도 한번 타보겠다고 나서 잠깐 설명을 듣고는 금방 안장에 올라 광장을 돌았다. 하지만 19세기 풍 차림의 박경철 씨가 타던 모습을 본 사람들은 최팀장의 복장이 영 자전거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역시 클래식 바이크는 복장이 중요하네요!”
산타바이크 오성섭 대표도 같은 생각이었다.
산타바이크는 다양한 사이즈의 하이휠을 올해 상반기 중에 국내에 시판할 예정이다. 

 

앞바퀴는 페달과 고정되어 있다

 

클래식한 안장과 헤드튜브의 로고가 인상적인 페니파딩

 

가슴까지 올라오는 앞바퀴와는 다르게 뒷바퀴는 16인치로 작다

 

프레임 뒤편에는 탑승을 위한 발판이 마련되어 있다. 발판에 발을 딛고 앞으로 도움닫기를 몇번 한 후 안장에 오른다

 

 

테스트
“오리지널 느낌의 구성과 복원 상태가 멋지다”
박경철(클래식 바이크 수집가)

페니파딩을 시승한 박경철 씨는 “철제 프레임과 스포크, 통타이어와 용접상태 등에서 오리지널 느낌이 나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로 길에서 타려면 뒷바퀴에 브레이크를 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웅섭 팀장이 타는 것을 도와주면서 그는 “높이를 두려워 말고 과감하게 나선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장에 올라서서는 시야를 멀리 둬야 하고 장애물에 취약하기 때문에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페니파딩 2대를 비롯해 10여대의 이색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으며, 클래식 바이크를 알리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클래식 바이크의 장점으로 “무엇보다 남들이 타지 않는 특별한 자전거를 탄다는 자부심과 만족감”을 들었다. 사재를 털어 100년 된 오리지널 부품을 구입할 정도로 열성적인 그는 최근에는 스위스의 군용 자전거 오리지널 모델을 마련하기도 했다. 

 

 

 

 

 

 

 

 

김병훈 발행인  soolme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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